카트 X, 장바구니 들자 암·심장병 위험↓…新장수비결 '빌파'는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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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은 운동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조현 교수는 "생활 속에서 몸을 많이 쓰면 에너지를 태워 비만을 예방할 수 있고, 근육을 지켜 운동 능력과 면역력을 유지·개선하는 데 도움 된다"며 "운동이 좋은 건 알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체력적인 부담이 큰 사람은 빌파를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기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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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은 운동할 시간마저 부족하다. 하지만 헬스장이나 공원에서 땀을 쏟아야지만 '운동'을 하는 건 아니다. 같은 활동을 해도 조금 더 힘을 주거나 속도를 높이는 등 일상에서 짧은 시간, 격하게 몸을 쓰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의료계에서도 최근 이런 간헐적·고강도 신체 활동을 뜻하는 '빌파'(VILPA·Vigorous Intermittent Lifestyle Physical Activity)가 현대인의 건강 비결로 주목받는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 찰스퍼킨스센터 연구팀은 지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빌파의 건강 효과를 검증한 연구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손목에 활동 측정기를 착용하고 일상을 사는 10만여 명 중 별도로 시간을 내 운동하지 않는 2만5241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평균 나이는 61.8세로 이 중 89%는 빌파를 실천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빌파를 매일 3~4회, 1분씩 실천하면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최대 40% 감소했다.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거의 50% 줄었다. 하루 최대 11번의 빌파를 수행한 사람들은 전혀 수행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각각의 위험도가 49%, 65% 감소해 건강에 이득이 훨씬 컸다. 정기적으로 운동한다고 응답한 6만여명과 비교해도 질병 예방 효과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난달 '미국의학협회 종양학지'(JAMA Oncology)에도 빌파와 암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가 게재됐는데 역시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하루에 최소 3분 30초간 빌파를 실천한 사람은 실천하지 않은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17~18% 낮았고 좀 더 긴 4분 30초 동안 이를 실천하면 신체 활동과 관련한 간암·폐암·신장암 등 대부분의 암 위험이 최대 32% 감소했다.
2022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하루도 운동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 부족(70.6%)이었고 다음은 관심 부족(42.1%), 낮은 접근성(29.3%), 비용 부담(26%)이 뒤따랐다. 빌파는 시간·장소의 제약이 없다. 방법도 다양하다. 집안일을 할 때 신나는 음악을 틀고 몸을 좀 더 움직이거나 힘을 쓰는 식이다. 평지 대신 계단이나 오르막을 오르고, 배낭을 메고 걷기, 마트에서 카트를 끄는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는 것도 신체 활동을 늘리는 방법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조현 교수는 "생활 속에서 몸을 많이 쓰면 에너지를 태워 비만을 예방할 수 있고, 근육을 지켜 운동 능력과 면역력을 유지·개선하는 데 도움 된다"며 "운동이 좋은 건 알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체력적인 부담이 큰 사람은 빌파를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기는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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