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시장 2년 만에 4배 성장...올 상반기 성장세 ‘주춤’
빠르게 성장 중이었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이미 살 만한 사람은 상당수가 산 가운데 비싼 가격과 줄어든 보조금, 접근성이 떨어지는 충전 인프라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21~2023년 연료별 자동차 신규 취득가액’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기 승용차 시장 규모(신규 취득가액 총합)는 2조2700억원으로, 2년 전(5600억원)보다 약 4배 급성장했다. 다만 직전 반기(2조3400억원) 대비 규모가 다소 줄면서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연초와 보조금이 모두 소진된 연말에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지만, 반기별로 보면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은 보조금 축소로 신차 가격 부담이 커진 점 등이 주된 이유로 보인다.
예컨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롱레인지 2WD 기준)’의 2021년 판매가는 4980만원이었다. 국가 보고금(8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200만원·서울시 기준)을 받으면 3980만원에 살 수 있었다. 2023년 아이오닉5의 판매가는 5410만원으로 올랐다. 국가 보조금(68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180만원)을 받으면 455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2년 새 구입 부담이 570만원 늘어난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여유도 있고 전기차에 관심 있는 ‘얼리어답터’들은 이미 전기차를 구입한 상황”이라며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대상자가 됐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려면 전기차 관련 부담이 더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나 대단위 아파트 단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기차 충전기가 많이 설치돼 있지 않은 점도 전기차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반면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사이 치고 나간 것은 하이브리드차다.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4조원, 하반기 4조23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 6조12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내연기관 승용차 시장 규모(14조8500억원)의 41%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업체들은 충전소 보급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가격을 대폭 내린 ‘저가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기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서 저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바꾸는 방식으로 가격 부담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다음달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경형 전기차 ‘레이 EV’를 내놓다. KG모빌리티도 같은 달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가 장착된 중형 SUV ‘토레스 EVX’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적용되면 레이 EV는 2000만원대에, 토레스 EVX는 30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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