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트래블, 입소문으로만 대박쳤어요"
자유여행 초강자 '몽키트래블'
올 예상거래액만 700억원 넘어
코로나 때도 직원 이탈 '제로'
20년간 적자 한번도 없이 순항
몽키트래블? '원숭이도 여행을 하냐'는 분들이 많겠지만 아니다. 동남아시아 자유여행의 절대 강자 여행사다.
하나투어, 인터파크 등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몽키트래블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실상 은둔형 여행사여서다. 메이저 여행사들이 스타 모델을 섭외하고, 대대적으로 매체 광고를 하는 반면 철저히 입소문으로만 운영된다. 입소문으로 버텨낼까 싶지만 놀랍다. 2023년 현재 누적 회원 약 30만명. 직원만 70여 명(태국 본사 인원 54명, 한국 지사 인원 17명 등)에 달하는 중견이다. 심지어 항공을 제외한 태국 단일 지역의 호텔, 골프 및 투어·티켓 등 올해 예상 거래액은 700억원을 웃돈다.
믿기지 않는 일은 또 있다. 창사 이래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는 것. 코로나19까지 버텨냈으니 기가 막힌다.
몽키트래블을 이끄는 사령탑의 이력도 독특하다. 대기업 출신. 학원 사업에 몸을 담기도 했던 독특한 경력의 설광호 대표다. 뜬금없이 2008년 레터박스라는 태국 현지 여행사를 인수해 여행업에 뛰어든다. 2008년이면 여행업에서 패키지 여행이 80% 이상을 차지할 때다.
"당시 대부분의 여행사가 패키지여행 상품에 집중을 할 때였죠. 그런데 이상하게 촉이 움직였죠. 자유여행이 곧 대세가 될 것이라는."
주변에서는 여행사 출신이 아닌 그의 촉에 의문부호를 달기도 했다. 오히려 그는 느긋했다. 여행사 출신이 아닌 이상한 백그라운드. 여행객 입장을 더 생각할 수 있었던 거다. 비여행사 출신, 그 아킬레스건을 장점으로 뒤집어 버린 것이다.
"자유여행은 시스템 기반이거든요. 그것도 예약을 하는 본인(나)에게 최적화 돼 있어야 하죠. 당시는 중소 여행사들이 그냥 몸빵(몸으로 때우는 일) 영업을 뛰면서 시스템과 웹사이트를 외주에 맡기던 시절이었죠. 전 역으로 갔습니다. 외주를 버리고 직접 개발팀을 구성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어 버렸죠."
이게 먹혀든다. 설 대표 스스로도 개발인력 중심의 조직 구조를 최고의 강점으로 꼽는다. 개발팀이 강하니 시스템 면에서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기 시작한다. 설립 초기부터 당시 현지 한인 여행사 최초로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시작한 것도 몽키트래블이다. 특히 현지에서는 고객이 좀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호텔 및 각종 업체들과 싸워가며 영업력을 확장했다.
그 결과는 흑자로 돌아온다. 창업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빠지지 않고 흑자 행진. 심지어 그 수익이 유보금으로 고스란히 쌓이면서 코로나19 폭격에도 외부 투자를 1원도 받지 않고 차입도 없이 넘겨버렸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도 몽키트래블은 성장을 가속화 한다. 여행업 전체가 휘청이는 3년여의 시기에 몽키트래블만 매년 30% 이상씩 성장하며 외형을 키운 것이다.
태국 현지의 직원 외에 한국 사무실 직원은 이탈자도 없는 놀라운 사내 분위기가 유지 된다. 실제로 엔데믹인 현재까지 개발팀과 여행팀 모두 단 한 명의 이탈자도 없다.
끈끈한 조직 문화에는 복지 정책도 한 몫을 한다. 몽키트래블의 성과급은 연말에 한번씩이 아니다. 매출 정도에 따라 연 2~4회씩 유연하게 성과급이 나온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운동비 지원, 회사 내 점심 제공 등 이색적인 복지 혜택도 많다.
독특한 본사 운영정책도 몽키트래블만의 자랑이다. 몽키트래블은 몸이 가볍다. 한국에 본사가 없다. 여행상품을 파는 현지에 지역 본사를 두고 운영을 한다. 해외에 현지 본사가 있고, 자체 소속 가이드와 기사(약 80여 명)를 통해 직접 투어 상품을 만들고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기발한 응대법도 몽키트래블에 여행족이 열광하는 요소다. 몽키트래블의 최대 강점은 고객 응대다. 가장 압권이 15분 초고속 답변. 전화 연결조차 안 되는 다른 여행사와 달리 몽키트래블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문자로 문의만 남겨도 15분 내에 초고속으로 답변이 이뤄진다. 몽키폰 24시간 응대도 몽키트래블만의 강점이다.
현지 본사가 해외 업체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고 계약을 하는 운영방식이 10여 년간 지속되다 보니 여행 상품의 가격, 품질은 다른 업체들과 자연스럽게 차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설 대표의 목표는 회사를 키우는 게 아니다. 여행족이 그저 여행을 편하게 하는 게 그의 소박한 지향점이다.
그는 한결같이 강조한다. "동남아 여행 할때 가장 좋은 양질의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 그것을 토대로 B2C와 B2B 모두 가장 합리적인 여행이 가능한 그런 회사를 만들고 꾸리는 게 앞으로의 희망"이라고.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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