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증품 부가세 면세 대상 아냐” 아름다운가게 1심 패소

“기증품 판매는 ‘실비 판매’ 아니라 과세”

서울 행정법원 [출처=연합뉴스]

법원이 비영리 공익법인이 기증품을 판매하더라도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공익 목적 사업’이더라도 ‘실비 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전국 84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최근 판결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는 전국 113개 사업장에서 의류나 잡화 등 기증품을 시장가보다 낮게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공익 사업에 사용하는 비영리 단체다.

아름다운가게는 지난 2015∼2017년 위 사업을 통해 신고·납부한 부가세가 면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을 청구했지만 과세당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이후 이 단체는 기증품이 부가세법상 부가세 면세 대상인 ‘공익 목적 단체의 실비 공급 재화’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월 전국 84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면세 조건 가운데 ‘공익 목적 사업’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실비로 공급한 재화’로는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실비는 공급자가 ‘실제로 들인 비용’으로 공급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이윤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판단을 위한 필요 조건일 뿐,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