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GOAT' 메시, 단 7경기만에 미국 무대 정복! 꼴찌팀 이끌고 리그스컵 우승 '기적' 썼다+ '득점왕+MVP'까지 석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GOAT'였다.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또 하나의 신화를 달성했다. 입단 한달만에 꼴찌팀에 창단 첫 트로피를 안겼다.
인터 마이애미는 20일(한국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벌어진 내슈빌과의 리그스컵 결승전서 전후반을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 혈투 끝에 10-9로 아슬아슬하게 승리, 우승했다. 미국·캐나다에서 열린 리그스컵은 미국 MLS와 멕시코 리가 MX 소속 구단이 참가하는 대회다. 47개 팀이 참가해 조별 리그와 32강 토너먼트로 구성됐다.
리그스컵에서 데뷔한 메시는 출전한 모든 경기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경이적인 활약을 펼쳤다. 리그스컵 결승에서도 득점포를 쏘아올린 메시는 7경기에서 총 10골을 퍼부었다. 이런 메시의 초인적인 활약을 앞세운 인터 마이애미는 2018년 창단 후 첫 정상에 올랐다. 리그스컵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무대를 미국으로 옮긴 메시는 7경기 만에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개인 통산 4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시는 '최우수 선수상'과 '득점상'까지 받으며, 단 7경기만에 미국 무대를 완벽히 정복했다. 역시 메시라는 말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놀라운 행보다.
메시는 지난달 16일 인터마이애미 입단을 확정했다. 인터마이애미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발롱도르를 7회 수상한 월드컵 챔피언 메시와 2025년까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파리생제르맹과 계약이 만료된 메시는 일찌감치 인터마이애미행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8일 디아리오 스포르트, 문도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럽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인터 마이애미로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시 사가는 바르셀로나 복귀도 아닌, 사우디 아라비아행도 아닌, 제 3의 선택인 미국행으로 마무리됐다.
메시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내 선수 경력의 다음 단계를 미국과 인터 마이애미에서 이어가게 돼 기쁘다"며 "이는 매우 환상적인 기회이며 우리는 함께 이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구축할 것이다.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돕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봉은 5000만 달러에서 6000만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 이는 한국 돈으로 656억원에서 784억원 사이로 평균을 내면 720억원 정도에 이른다. 하루 평균 2억원 가까운 돈을 버는 셈이다. 파리생제르맹에서 받던 3360만파운드, 약 540억원보다 올라간 셈이다.
메시는 17일 성대한 입단식을 가졌다. 1만8000여 관중석은 핑크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꽉 들어찼다. 폭우가 내렸지만,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메시의 등장을 기다렸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상기된 표정의 메시가 단상에 오르자 마이애미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단상에서는 메시 영입에 앞장선 데이비드 베컴 구단주와 공동 구단주인 호르헤, 조세 마스 형제가 그를 기다렸다. 베컴을 시작으로 관계자들과 차례로 포옹한 메시가 '10'과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유니폼을 들고 서자 화려한 불꽃놀이 쇼가 펼쳐졌다. 메시는 "앞으로 우리는 멋진 경험을 많이 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동적이다. 마이애미 시민들이 우리 가족에게 베풀어 준 친절에 감사드린다"고 첫인사를 건넸다.
메시가 가세한 인터 마이애미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돌변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 영입 이후 그의 바르셀로나 친구들 미드필더 부스케츠와 왼쪽 풀백 조르디 알바까지 추가 영입했다. 사령탑도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티노로 바꿨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가 출전하기 전에는 리그 경기에서 11경기 연속 승리 없이 3무8패라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메시 딱 한명의 가세로 완벽히 기류가 바뀌었다. 메시는 자신이 뛴 모든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시작은 지난달 22일 크루즈아슬전이었다. 조커로 들어간 메시가 결승골을 터트리며 2대1로 승리했다. 이후 메시의 골퍼레이드와 함께 인터 마이애미의 연승 행진이 이어졌다. 애틀란타전 4대0 승리를 시작으로 올랜도를 3대1로 제압했다. 메시는 애틀란타전에서 2골-1도움, 올랜도전에서 2골을 기록했다. 댈러스전은 고비였다. 인터마이애미가 4대4로 연장전까지 팽팽한 후 승부차기에서 눌렀다. 메시는 댈러스전에서도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3경기 연속 멀티골에 성공했다. 이후 샬럿을 4대0, 필라델피아전 4대1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메시는 지난 6경기에서 매 경기 골맛을 봤고 총 9골을 몰아쳤다. 멀티골은 3경기였다.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온 인터 마이애미의 마지막 상대는 내슈빌이었다. 메시는 경기 전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행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메시는 "미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많은 팬의 환대를 받았다. 나에 대한 대우도 엄청나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것을 고려한 끝에 가족들과 함께 결정했다. 내 평생 즐겨왔던 축구를 계속 즐기고 싶어서 이것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만족하고 있는 메시는 2021년 '친정팀' FC바르셀로나를 떠나 PSG로 이적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바르셀로나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메시는 2년 전 PSG 유니폼을 입으면서 첫 이적을 경험했다. 하지만 메시는 "PSG로 떠난 것은 계획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이라며 "나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재정난에 시달리며 고액 연봉의 메시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메시는 연봉 삭감에 동의했지만 끝내 바르셀로나가 재계약 포기를 선언하며 끝내 눈물의 고별인사를 남기고 PSG로 이적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달랐다. 메시는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결과는 물론 우리 가족들의 일상을 보면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웃었다.
메시는 이날도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출전했다. 테일러, 마르티네스와 스리톱을 이뤘다. 허리진에는 아로요, 크레마시, 부스케츠가 섰고, 포백은 알바-밀러-크리초프-예들린이 이뤘다. 골문은 칼렌더가 지켰다. 메시는 프리롤 역할을 맡아 최전방부터 중원을 자유롭게 오갔다. 홈팀 내슈빌이 경기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양 팀은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짧은 패스 보다는 롱볼로 뒷공간을 겨냥했다. 메시는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의 빈공간을 노렸다.
내슈빌은 전반 14분 무어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데 이어, 18분 짐머맨이 예리한 헤더를 시도했다. 칼렌더의 선방에 막혔다. 인터 마이애미는 21분 테일러의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응수했다.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인터 마이애미의 해결사는 역시 메시였다. 전반 23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내슈빌 골망을 흔들었다. 아크 중앙에서 볼을 잡아 달라붙는 수비 3명을 순간적으로 따돌린 후 왼발로 감아찬 게 내슈빌 골대 왼쪽 상단을 파고들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에 합류한 후 7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리그스컵에서 7경기 연속골은 메시가 처음이다.
선제골을 내준 내슈빌은 실점 이후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인터 마이애미의 좌우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마이애미 선수들은 몸을 던지는 육탄수비로 막아냈다. 결국 전반은 1-0 인터 마이애미의 리드로 끝이 났다.
후반도 치고 받는 양상이 이어졌다. 후반 5분 인터 마이애미의 공격수 마르티네스의 결정적 슈팅이 상대 수비수 짐머맨에 막혔다. 5분 뒤에는 크레마시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겨 나갔다. 위기를 넘긴 내슈빌이 끝내 동점골을 뽑았다.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피콜트의 헤더가 마이애미 수비수와 골키퍼를 연달아 맞고 골대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마이애미 수문장 칼렌더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1-1,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고, 경기 흐름은 팽팽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후반 25분 메시가 회심의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때리고 나온게 아쉬웠다. 내슈빌은 후반 27분 두 명을 바꾸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내슈빌은 31분 역습 상황에서 나온 수리지의 오른발슛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힌게 아쉬웠다. 인터 마이애미는 40분 두 장의 교체 카드를 쓰며 분위기를 바꿨다. 내슈빌은 42분 묵타르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대를 살짝 빗겨 나갔다. 추가시간 묵타르의 슈팅이 칼렌더에 막힌게 아쉬웠다. 마이애미 역시 종료직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캄파냐의 왼발슛이 골대를 때리는 불운을 겪었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승부차기도 혈투였다. 무려 11명의 키커가 나왔다. 마지막 골키퍼끼리의 맞대결에서 마이애미 수문장이 내슈빌 골키퍼의 킥을 막아내며 경기를 마쳤다. 10-9로 승리했다. 드라마같은 우승이었다. 메시는 마이애미의 공동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과 진한 포옹을 했고, 마이애미 선수단은 메시를 여러 차례 하늘 높이 던져 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마이애미는 미국프로축구(MLS) 정규리그에서 5승 3무 14패로 동부 콘퍼런스 15개 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리그컵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메시 파워'를 자랑했다. 메시의 합류 후 마이애미가 남은 두 달간 리그 순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지 전 세계 축구 팬의 이목이 집중된다.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의 다음 경기는 24일 신시내티와의 US오픈컵이다. 그리고 27일 뉴욕 레드불과의 정규리그 경기가 이어진다. 30일 홈에서 내슈빌과 정규리그 경기를 갖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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