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1만 원, 세탁·미용 2만 원 '훌쩍'.. 물가 안정? "더 오를 수도"

제주방송 김지훈 2023. 8. 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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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2%대 ↔ 서비스물가 높아
개인서비스, 외식 등 체감 부담 더해
서울 목욕 16.5%↑, 제주 세탁 13%↑
국제유가 등 상승, 추석 연휴 이어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는데, 이를 몸으로 느끼는 건 ‘아직’인 모습입니다. 목욕이나 미용, 세탁, 외식비 등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가뜩이나 빡빡한 가계에 체감 부담을 더하는 양상입니다. 오히려 실생활에 밀접한 생활물가들은 떨어질 기미가 없어 물가 체감도를 가중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 상황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휴가철이 맞물린 여름 성수기를 지나 곧 추석 명절까지 이어져 상승 우려감을 증폭시키는 실정입니다.

오늘(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경우 평균 목욕비(성인 일반대중탕 1회 요금)가 9,769원으로 1년 전(8,385원)에 비해 1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시내 목욕비는 지난해 2월 8,000원대를 넘어선 이후 1년 만인 올해 2월 9,00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1만 원대 진입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목욕비가 오른 건 전기와 가스요금 등 인상 여파로 풀이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전기·가스·수도비가 전년 대비 21.1% 올랐습니다. 물가 상승 기여도(0.71)만 봐도 외식비(0.77) 다음 높아, 전기료 등 상승에 따른 유지비 부담이 어느 정도 요금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관련해 전기·가스 소비가 많은 세탁소 요금이 8,846원, 미용비가 2만 1,846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9.5%, 7.1% 오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지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집니다.

제주만 해도 세탁비가 1만 1,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습니다. 지난 1월 1만 500원에서 2월 1만 1,000원으로 오른 이후 1만 1,000원대를 계속 유지하는 상황으로, 지난해 2월(9,750원) 대비 12.8% 오른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목욕비 역시 마찬가지로, 가격만 보면 평균 6,875원으로 서울보다 낮지만 상승 폭은 1년 전(5,875원)보다 1,000원이 올랐습니다. 인상 폭은 17%로 서울(16.5%)보다 높으면 높았지 떨어지진 않습니다.

미용비 역시 2만 750원으로 2만 원을 웃돕니다. 1년 전(1만 9,000원)보다 9.2% 올랐습니다.

이같은 개인서비스 요금 상승세와 함께, 외식 물가도 오름세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7월 외식물가지수는 5.9%로 지난 4월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하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2.3%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품목 7월 외식비가 전년 대비 전체 7.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이 자장면(6,915원)으로 9.7% 뛰었고 삼계탕(8.4%), 냉면·김밥(7.7%), 비빔밥(7.5%), 삼겹살 200g(6%)이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 상황도 비슷합니다. 제주의 경우 7월 품목별 외식비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이 칼국수(9,750원)로 거의 1만 원대 육박했습니다. 전년(8,625원) 대비 13%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이어 비빔밥(9,750원) 역시 1만 원대에 달하면서 전년(8,750원)보다 11.4%로 두 번째 높은 인상 폭을 기록했습니다. 삼계탕(1만 5,250원)이 1만 5천 원을 웃돌아 전년(1만 3,750원)보다 10.9% 오른 수준을 보였고 삼겹살(200g 환산 기준)이 1만 7,194원으로 전년(1만 6,194원)보다 6.1% 비쌌습니다. 김밥(2,950원)도 3천 원에 달해 전년(2,875원)보다 2.6%, 자장면(6,750원)은 전년(6,625원)보다 1.8% 각각 인상되면서 부담 폭을 더했습니다. 냉면(9,000원)은 전년과 같았습니다.

이같은 서비스며 외식비 등 체감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팎으로 변수는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초 이달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두 달 더 연장될 정도로 국제 유가 오름세가 가파른 양상을 보이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국제 국물가격 오름세도 심상찮은 상황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영향으로 원재료 값이 치솟고 물류비·인건비가 뛰며 국내 식품업계도 3분기 영업 실적 악화에 하반기 경영 압박 우려를 내놓을 정도로 악재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곡물 수입 가격은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점을 감안할 때 원가 상승 여파가 하반기 식품업계에 한층 더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폭염‧폭우‧태풍 등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의 상품성 저하, 그리고 물량 감소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올라 물가까지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농업'( agriculture)과 '물가 상승'(inflation)의 합성어) 우려마저 더하는 상황입니다.

더불어 다음 달 28일부터 30일 이어지는 추석 연휴 역시도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큽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으로 상추와 배추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게 다소 안정 국면을 보이는가 싶더니, 사과와 배 등 추석 성수품 중심으로 태풍 피해가 맞물려 가격 상승 전망을 낳고 있습니다. 정부는 계약출하 물량을 전년보다 늘리는 한편, 채소류 등 가격 안정세를 이어가기 위해 비축물량 등 지원과 수급 대책에 돌입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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