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에 엇갈리는 정치권 반응

與 "새로운 차원 도약" vs 野 "전략적 자율성 훼손"

여야가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두고 극명히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한 순간’이라며 성과 띄우기에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략적 자율성 훼손’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이 이제 국제사회에서 종속적인 ‘룰 테이커’가 아니라 자주적인 ‘룰 메이커’로 우뚝 서는 결실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말로는 ‘한반도 운전자’가 되겠다고 장담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운전자는커녕 ‘탑승객’ 대우조차 못 받던 부끄러운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같은 당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한·미·일 정상회의는 ‘위기’를 ‘도전’으로, 다시 ‘도전’을 ‘기회’로 맞으며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한 순간”이라며 “오직 3국 정상회의만을 위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만큼 3국 정상 간 한·미·일 협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돈독한 신뢰·유대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오는 22일 ‘한·미·일 3국 정상회담 의미·성과·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다.

반면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의 이익을 내주며 일본과 미국만 이롭게 하는 외교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자유만 외치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 중국 압박의 최전선에 서라’는 숙제만 받고 국익에는 입도 뻥긋 못하고 돌아왔다”며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을 맹종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로 대한민국에 돌아온 결과는, 수출 감소와 경제위기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대신해 중국 때리기에 열중하면서 대중국 수출은 회복될 기회를 찾기 어렵게 됐다”며 “미국은 반도체와 배터리라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빼앗아가는데 윤석열 정부가 받은 것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진국 대열에 선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외교의 먹잇감이 됐냐”면서 “국익 중심의 외교, 실익을 챙기는 외교를 위해 외교라인을 재점검 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3국 안보협력과 관련해 “사실상의 ‘준동맹화’는 한반도 대결 구도를 심화시키고, 북한과 중국을 유착시켜 비핵화는커녕 또 다른 분쟁의 불씨를 지피게 될 것”이라면서 “자칫 대만해협발 분쟁이 한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열전’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