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민간인 거주지역 때린 러시아…6살 아동 등 140여명 사상
주말을 맞아 종교 행사가 열리고 있던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가 러시아의 폭격을 받아 어린아이를 포함해 14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선이 아닌 민간인 거주 지역을 연이어 폭격한 것을 두고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전날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 중앙 광장을 강타해 이날까지 6세 아동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14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5명은 아동이며, 41명은 병원에 입원했다.
체르니히우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약 145㎞ 떨어진 유서 깊은 도시다. 개전 초 러시아군에 포위됐으나, 지난해 4월 러시아군이 물러간 이후로는 전투가 일어나지 않은 후방 지역이다.
특히 이날은 정교회가 기념하는 ‘구세주 변모 축일’을 맞아 사과 바구니와 꿀을 들고 교회를 찾은 신자들이 유독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폭격의 주요 피해자는 차량에 있거나, 길을 건너거나, 교회에서 나오는 사람들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폭격으로 아파트가 파손된 주민 발렌티나(63)는 “끔찍하다. 이건 악몽”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전선도 아닌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폭격을 가한 것을 두고 전쟁범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5일에도 전선 후방인 볼린 및 르비우 등지에 공습을 가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스웨덴을 방문하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평범한 토요일이 고통과 상실의 날이 되고 말았다”고 텔레그램에 밝혔다. 올렉산드르 로마코 체르니히우 시장은 폭격을 당한 공원은 아이들이 부모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곳이라며 “민간인에 대한 전쟁범죄로밖에는 해석이 안된다”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는 자신들이 군시설과 관련된 목표물만 정밀타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RIA통신은 19일 체르니히우에서 드론 전시회가 열렸다면서 미사일 공습은 전시회를 노린 것이라는 관계자의 주장을 전했다. 이 전시회를 주최한 지역 활동가 마리야 벌린스카는 “정확한 위치는 그날 일찍 등록된 참가자에게만 전송됐다. 경보가 나오자마자 행사는 중단됐다. 나도 폭격 1분 전에 몸을 숨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어떻게 이 행사 정보를 알게됐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데니스 브라운 유엔 우크라이나 담당 조정관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교회를 가는 오전에 대도시 중심 광장을 공격한 건 악랄한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인구 밀집 지역을 향한 러시아의 반복적인 공격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F-16 전투기 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네덜란드와 덴마크에 있는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이전하는 것을 승인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9일 현지매체 ‘채널24’ 인터뷰에서 “(F-16 전투기) 훈련이 이미 시작됐다”며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11개국이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조종 훈련에 적어도 6개월이 필요하며, 엔지니어와 정비사 훈련에 소요되는 기간은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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