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유관순 열사 살아나고, 로봇이 역사 알려주고...AI가 독립기념관을 바꿨다

안하늘 2023. 8.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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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충청 아우내 장터에서 벌어진 3·1 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의 생전 모습이 남긴 사진은 서대문 형무소에서 죄수복을 입고 찍은 사진 한 장뿐이다.

17일 찾은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3·1 문화마당에 설치된 LED 미디어아트 조형물에는 독립운동가와 주요 독립운동 장면이 담긴 사진 자료를 AI기술로 되살린 영상물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알려진 유관순 열사 사진은 옷에 수형번호가 큼지막하게 찍혀 있고 몸이 한쪽으로 치우쳐 왼팔 부분이 사진 밖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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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 활용해 유관순·안중근 등 되살려
원본 없는 저품질 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입모양까지 움직이는 동영상으로도 제작
SKT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유관순 열사 모습. SKT 제공
"내가 만세를 외친 것은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되살아난 유관순

1919년 충청 아우내 장터에서 벌어진 3·1 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의 생전 모습이 남긴 사진은 서대문 형무소에서 죄수복을 입고 찍은 사진 한 장뿐이다. 당시 그는 일제 경찰로부터 구타를 당했고 영양실조 등 부작용에 따른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얼굴이 심하게 부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유 열사의 어린 시절 사진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은 AI 기술로 유 열사의 당시 모습을 구현해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과거 흐릿한 사진을 컬러 사진으로 복원하는 것을 넘어 유 열사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말하면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17일 찾은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3·1 문화마당에 설치된 LED 미디어아트 조형물에는 독립운동가와 주요 독립운동 장면이 담긴 사진 자료를 AI기술로 되살린 영상물을 볼 수 있었다. AI로 구현된 안중근 의사 역시 당당히 어깨를 펴고 활기에 찬 목소리로 "대한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을 추고 만세를 부를 것"이라고 외쳤다.


AI로 수형 번호 지우고, 사진에 없던 왼팔 살리고

광복 78주년을 맞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선보인 LED 미디어 파사드의 안중근 의사 모습. SKT 제공

SKT는 AI 이미지 복원기술 '슈퍼노바'를 써서 또 다른 8명의 독립운동가의 사진을 되살렸다. 나태영 SKT 미디어 AI 팀장은 "슈퍼노바의 사진 복원 기술은 품질이 나쁜 이미지와 좋은 이미지를 짝을 지은 뒤 공부시키는 방식"이라며 "문제는 우리는 나쁜 품질의 이미지만 가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립기념관으로부터 괜찮은 품질의 사진 수만 장을 제공받은 뒤 반대로 나쁜 이미지로 바꿔 짝을 만들고 다시 공부하게 하는 방식을 써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알려진 유관순 열사 사진은 옷에 수형번호가 큼지막하게 찍혀 있고 몸이 한쪽으로 치우쳐 왼팔 부분이 사진 밖에 있었다. 이에 ①사진 속 특정 이미지를 지우는 '인페인팅' 기술로 수형번호를 사라지게 하고 자연스러운 옷감으로 바꿨으며 ②사진 밖 이미지를 추론해 그려주는 '아웃페인팅'으로 왼쪽 팔을 살려냈다. ③말하는 영상으로 바꾸기 위해 게임 만들 때 쓰는 '언리얼 엔진'도 활용했다. 독립운동가들의 생전 목소리는 남아 있지 않아 전문 성우를 섭외했다.


가짜정보 만드는 챗GPT에 역사 공부 별도로 시켜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체험 공간에서 방문객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미디어로봇. SKT 제공

SKT는 아이들에게 독립운동 역사를 소개하는 체험관에 AI 미디어로봇도 운영 중이다. 이는 오픈AI의 챗GPT를 바탕으로 독립운동가들의 빅데이터를 학습한 자율 주행 로봇이다. SKT와 함께 로봇을 만든 이창석 인티그리트 대표는 "챗GPT가 가짜 정보를 그럴싸하게 말하는 문제가 있어 독립기념관의 도움을 받아 역사 공부를 다시 시켰다"며 "역사 정보에서 틀린 내용이 있으면 심각해질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 측은 SKT의 도움을 받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보다 생생한 독립운동 역사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기념관을 혁신적 역사 체험의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SKT의 AI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이 우리가 일제와 싸워서 이겨냈다는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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