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안심귀갓길’을 안심골목길로 대체...관악구의원에 비난글
해당 의원 “성별 매개로 한 폭언, 고소할 것”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잇따라 발생한 흉악범죄로 불안이 커진 가운데,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삭감한 구의원을 비난하는 글이 구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오고 있다.
20일 관악구의회 홈페이지 ‘의회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전날부터 “최인호 구의원 사퇴하라” “구민의 안전을 위협한 의원 사퇴를 촉구한다” 등 최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700여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과 성폭행 살인 사건에 이어 봉천동에서 10대 여학생이 지난 18일부터 나흘째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성안심귀갓길’ 예산을 전액 삭감한 최 의원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 사이트는 본인 인증을 하면 사는 지역과 상관없이 글을 올릴 수 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관악구에서는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안심귀갓길이 사라진다”며 자신의 의정 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2023년도 본예산을 심사하는 기간 동안 제가 성과를 낸 사항들에 대해 말씀드린다”며 “여성안심귀갓길 (예산) 7400만원을 전액 삭감하여 안심골목길 사업 (예산으로) 7400만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
폐지 이유에 대해선 “여성안심귀갓길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는다고 해서 여성들이 안심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들은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여성안심귀갓길을 폐지하고 구민들 모두의 치안을 강화하고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안심골목길 사업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악구는 지난 1월까지 관악구 내 비상벨과 CCTV 등을 갖춘 총 24개소 안심골목길을 설치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지역 치안에 예산을 썼다고는 하지만 여성안심귀갓길 폐지로 치안에 신경 안 쓰는 줄 알고 범죄자들이 관악구를 주목하게 됐다”는 식의 이유로 최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퇴 요구는 최 의원의 ‘여성안심귀갓길 폐지 홍보’ 관련 영상 댓글에도 이어졌고, 결국 최 의원은 유튜브 채널 댓글창을 닫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 의원은 “여성안심귀갓길 글자 써놓고 안전한 곳이라고 믿음을 선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상벨과 CCTV를 설치하고 구조요청이 용이하도록 조명과 사각지대 없는 시설물 배치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치안을 훼손하는 방만한 사업들은 제 임기중에 최대한 걷어내고 실용적이고 재생되는 치안 시스템이 관악구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이번 안타까운 사건을 틈 타 성별을 매개로 정치 선동 장사 해보겠다는 태도가 바로 관악구의 치안을 훼손해온 것”이라며 “책임소재를 묻기 위해 행정적 절차와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채 폭언을 하고 있어 댓글창을 막는다. 해당 댓글들은 모두 선처없이 고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지난해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관악구 가선거에 출마해 만 20세 최연소 구의원으로 당선됐다. 서울 관악구 인헌고 재학생 당시 교사들의 정치 편향 교육을 폭로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현재 “페미니즘과 정치교사를 비판한다”는 문구를 내걸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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