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25살까지 화장실 없는 집에 살아...왕따도 당했다"

안타까운 가정사 솔직하게 고백한 정혁
낙천적인 모습에 시청자 응원 이어져

모델 정혁이 과거사를 떠올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정혁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정혁은 경기도 구리에 있는 아늑한 집을 공개하며 "전에는 집이 조금 좁았는데 이번 집은 열심히 살아서 방이 좀 커졌다"고 소개했다.

이후 그는 아버지가 30년 이상 일하고 있는 카센터를 찾았다. 익숙하게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뒤엔 아버지의 일을 도왔다. 일을 마친 부자는 단골 식당으로 향했다. 정혁은 몸을 아끼지 않고 일하는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어쨌든 엄마가 없는 상태로 애를 키우지 않았냐. 아저씨들이 '아빠가 애를 키우는 게 힘들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괜히 용돈 달라고 못 하겠더"며 과거 학교 행사에 아버지가 함께 해주지 못했던 때를 언급했다. 정혁의 아버지는 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 정혁은 어린 시절 자신의 아버지와 헤어졌던 어머니가 이모인 척 하고 자신을 찾아왔었다는 이야기도 전하며 "누가 집에 찾아와서 자기가 이모라고 하더라. '이모인데 엄마 대신해서 너 보러 왔다'라고 했다. 처음 보는 이모인데 레스토랑 가서 맛있는 것 사주고 해서, '잘 사는 이모인가 보다' 했었다. 나중에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었다"고 고백했다.

평생 지하 생활을 하며 어렵게 살던 시절을 떠올린 정혁은 "사기를 당해서 기초 수급자가 됐다. 주말에 주민센터에 가면 쌀과 김치, 라면을 주셨다. 옷도 잘 못 입으니까 따돌림도 당하고, '너 왜 더럽냐'는 소리도 들었었다"고 밝혔다.

이어 "25살에 처음 화장실 달린 집에서 살게 됐다. 아빠랑 살았을 때는 화장실 없는 곳에 더 많이 살았다"며 "지금은 어디 가서도 화장실을 안 가린다. 좀 재밌게 산 거 같다"고 덧붙였다.

정혁 아버지는 힘들 때 한강 다리 위에 올라가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정혁은 "진짜 눈물이 없는데 저한테 아빠가 눈물 버튼이다. 아빠가 스무 살에 결혼했다.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늘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정혁은 모델로 데뷔해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