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끈적 너무 싫어” 번화가마다 ‘NO 탕후루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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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후루'에서 '노(NO)탕후루존'까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NO)탕후루존'도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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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후루’에서 ‘노(NO)탕후루존’까지.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의 길거리 간식 탕후루가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최애(제일 좋아하는)간식’으로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탕후루 가게를 파는 주변에서는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샤인머스캣, 귤, 딸기 등의 과일을 꽂은 꼬치에 설탕시럽을 입힌 탕후루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최근 거리와 골목에는 탕후루 가게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탕후루’로 검색하면 12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7~8월 냉동·간편조리식품 분야 10대의 인기검색어에서 탕후루는 줄곧 2위를 유지했다.
탕후루의 인기가 계속되다 보니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 먹으러 간다는 ‘마라탕후루’라는 말도 생겼다. 유튜브에는 ‘탕후루 집에서 만들기’ 영상도 인기를 끈다.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김아무개(41)씨는 “탕후루를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 싶어 종종 만들어 보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탕후루 인기 실감 나는 사진’이라며 가게 앞에 다 먹고 남은 꼬치가 수북하게 꽂혀있는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한 탕후루 프랜차이즈의 점포수는 지난 2월 50여개에서 7월 300여개로 6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탕후루 창업을 문의하는 글도 자주 올라온다.
문제는 탕후루를 먹은 사람들이 꼬치를 길거리 아무데나 버리면서 주변 상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탕후루의 설탕시럽이 떨어지며 바닥이 끈적끈적해지고 파리나 벌 등 벌레가 꼬여 지저분다하는 토로가 나온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탕후루 꼬치 쓰레기가 미관상 지저분하고, 벌도 많이 모인다” “나도 탕후루 먹지만, 길거리가 (꼬치 때문에)고슴도치가 되고, 벌레도 꼬인다“ “저희 매장 와서 꼬치 버려달라고 하는데,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구멍도 난다” “매장이 끈적끈적해져 청소하기 힘들다” 등 탕후루 가게 주변 상인들이 불편해하는 반응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길거리에 버려진 탕후루 쓰레기를 촬영한 사진도 계속 올라오는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NO)탕후루존’도 등장하고 있다. 탕후루를 들고 가게에 입장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서울시 동작구에 사는 조아무개(35)씨는 “탕후루 가게가 생기면서 탕후루 들고 출입을 하지 말아 달라는 안내를 하는 주변 가게들을 봤다”며 “탕후루 꼬치들이 골목 등에 군데군데 버려져 있어 거리가 지저분해진다. 여름철에는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는 만큼 쓰레기통 등에 잘 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탕후루를 10대나 어린 아이들이 즐겨 먹다 보니 이들이 자주 방문하는 가게서도 탕후루 출입금지 공지를 붙인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박아무개씨는 “아이와 같이 산책할 때마다 지나가는 문구점에도 ‘탕후루 들고 출입금지’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 탕후루 가게 업주들도 난감해하고 있다. 업주들은 주변의 민원을 고려해 쓰레기통을 마련하고 “매장 내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세요” “쓰레기 거리에 버리지 마세요”라고 안내문을 붙이며 쓰레기 등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힘을 쏟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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