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의 3가지 선택 [OTT클릭]

송오정 기자 2023. 8. 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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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메인 포스터 3종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마스크걸'에 대한 다양한 평가 속, 파격 캐스팅·연기·제작팀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NETFLIX) 시리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야기는 '김모미'라는 인물에서 시작된다.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김모미A(이한별)는 '못생긴 얼굴' 탓에 일찍이 꿈을 접어야 했다. 사랑받는 법을 배우지 못해 성인이 된 이후 직장에서 '공동의 적'을 만들어 함께 타인을 험담하는 방식으로밖에 타인과 어우러지지 못했다.

사랑받고 싶다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김모미가 선택한 것은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 활동이었다. 낮에는 평범한 직장인, 밤에는 마스크를 쓰고 '늘씬한 몸매'와 '자연산 가슴'을 강조하며 남성 구독자들에게 어필하는 BJ로 살아간다. 매번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며 입맛에 맞지 않는 시청자는 '강제 퇴장' 시키며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나 이한별 고현정 / 사진=DB


그렇게 자기 세계에 갇혀 살아가던 김모미는 일련의 사건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이 과정을 도운 것은 BJ 마스크걸의 열혈 시청자이자, 김모미의 정체를 알고 있던 또 다른 직장 동료 주오남(안재홍)이었다.

'살인'이라는 큰 사건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 김모미는 페이스오프한 새로운 얼굴로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된다. 꿈에 그리던 얼굴, BJ 활동하며 사용했던 마스크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한 김모미B(나나)는 바(BAR)에서 '아름'이란 가명으로 밤에만 활동하며 은둔형으로 살아간다.

김모미A 시절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의 김모미B. 바 에이스를 다투는 경쟁자이자, 쌍둥이처럼 둘도 없는 단짝이 된 김춘애(한재이)을 돕다 또 한 번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아들 주오남 죽음의 복수를 위해 김모미를 추적한 어머니 김경자(염혜란)에게까지 쫓기는 신세가 됐다.

그렇게 김모미는 여러 살인 사건 용의자가 되고, 김경자에게도 쫓기면서 도망자 신세가 됐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혀 수감되고 만다. 잃을 게 없는 김모미B는 각종 기행으로 감옥에서 살아남았고, 그렇게 수년이 흘러 김모미C(고현정)는 사회에 남아있는 딸 김미모(신예서)를 두고 협박하는 김경자에 의해 감옥 탈출을 결심한다.

감독 / 사진=DB


이 작품에는 사회 이슈가 곳곳에 묻어있다. 가장 크게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것, 삐뚤어진 모정에 의한 사적 복수 등등이 작품의 소재와 메시지에 녹아들어 있다. 또한 '살인마'인 김모미B가 입은 옷이 유행을 타고, 김모미B의 미모가 세간의 주목받는 여론의 아이러니함도 어디선가 본 듯해 실소가 터져나온다.

물론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하고 대중화하는 과정에서 메시지가 생략되거나 바뀌기도 했지만, 김용훈 감독의 '3가지 선택'에 있어서 만큼은 대중도 이견이 없는 듯하다.

원작이 유명한 탓에 '마스크걸'은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 중심에 섰다.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았는데, 김모미의 일대기를 인생 전환점에 따라 3명의 배우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인생에 큰 파도를 맞아 급격하게 변해 버리는 김모미 인생의 전환점마다 고현정, 나나, 이한별이 '3인 3색의 김모미'를 그려낸 덕에, 파격적 캐스팅이던 '3인 1역'은 김용훈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으로 증명됐다.

김 감독의 또 다른 선택은 안재홍과 염혜란이었다. '마스크걸'에서도 안재홍의 열연은 혐오를 넘어 소름까지 일게 만들었다. 다만 김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말했던 대로 안재홍이 가진 호감도와 연기력이 작품에 대한 불편함과 혐오감을 일정 부분 상쇄시키고 오히려 연기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안재홍 염혜란 / 사진=DB


또한 염혜란은 그간의 작품 속 캐릭터와 정반대 되는 연기로 작품에 공포감을 불어넣었다. 김모미에 가까워질수록 '복수에 눈이 돌아버리다'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듯 섬뜩한 표정과 목소리로 보는 이들마저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 작품에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간다.

아울러 '마스크걸'에 쏟아지는 호평에는 '명품 제작팀'이란 평가도 있다. 류성희 미술감독, 장영규 음악감독 등은 이미 여러 작품과 수상을 통해 영화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들이다. 오프닝 영상 속 그림과 음악부터 작품이 가진 기괴함과 오묘함이 한껏 살아있다. 게다가 류성희 감독은 BJ 마스크걸의 마스크를 김모미가 꿈꾸던 아름다움, 성형 후 얼굴을 맡은 나나의 얼굴을 본뜨자는 아이디어까지 제시해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주성림 촬영감독은 매 회차 달라지는 화자처럼 그에 맞춰 달라지는 카메라 구도와 움직임으로 각 캐릭터의 특색을 극대화했다. 송종희 분장감독은 '원작을 찢고 나왔다'는 평가를 받는데 일등공신이자, 안재홍·염혜란 등이 캐릭터와 시간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들어 배우와 캐릭터 간 이질감을 지워냈다.

한편 '마스크걸'은 지난 18일 공개돼 오직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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