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도 김하성, 173km 총알 '슈퍼캐치'…16호 홈런→7연속 무안타→볼넷, 그래도 20-20클럽 보인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더블헤더 1차전에서 터뜨린 16호 홈런의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수비에서는 여전히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김하성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더블헤더 2차전 홈 맞대결에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 8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더블헤더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0.281에서 0.278로 소폭 하락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매니 마차도를 대신해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하성은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시작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지만, 경기를 매듭짓는 과정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첫 타석에서의 결과는 베스트였다.
김하성은 첫 번째 타석에서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의 2구째 90.8마일(약 146.1km) 포심 패스트볼을 힘껏 잡아당겨 타구속도 101.3마일(약 163km), 비거리 378피트(약 115.2m)짜리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14경기 내내 생산하지 못했던 홈런은 메이저리그그 통산 5번째 리드오프 홈런이자 시즌 16번째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 홈런으로 김하성은 아시아 출신 세 번째로 20-20 클럽 가입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특히 이는 아시아 출신 '최초'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중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것은 추신수(現 SSG 랜더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밖에 없는데, 김하성이 20-20클럽에 가입하게 된다면 내야수로서는 '최초'가 된다.
이후 타석에서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김하성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 세 번째 타석에서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고, 네 번째 타석 또한 2루수 뜬공에 그쳤다. 특히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9회말 마지막 타석. 샌디에이고는 4-6으로 뒤진 9회말 1사 2, 3루의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김하성이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샌디에이고는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더블헤더 1차전을 내주게 됐다.
더블헤더 1차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이후 김하성의 침묵은 이어졌다. 김하성은 김하성은 더블헤더 2차전 첫 번째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스캇 맥거프와 맞붙었다. 김하성은 맥거프와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를 시작했다.
공격에서는 5타석 연속 침묵하고 있었지만 수비에서는 빛났다. 김하성은 1회초 수비에서 끈질긴 태그를 통해 도루를 시도한 코빈 캐롤을 잡아냈는데, 3회에는 날아올랐다. 0-2로 뒤진 3회초 무사 1루에서 애리조나 케텔 마르테의 타구가 무려 107.4마일(약 172.8km)의 속도로 뻗어나갔다. 이때 김하성이 점프 캐치를 통해 마르테의 안타성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바꿔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다.
그러나 좋은 수비 후 좋은 타격은 나오지 않았다. 김하성은 3회말 1사 1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 애리조나의 바뀐 투수 브라이스 자비스와 맞대결을 갖게 됐고, 4구째 94.5마일(약 152km) 포심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초반 한차례 호수비를 펼쳤던 김하성은 6회초 수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상황을 겪었다. 1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에서 애리조나의 코빈 캐롤이 친 타구가 유격수와 2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이때 김하성은 캐롤의 타구를 잡아낸 뒤 병살타를 노렸으나, 공을 더듬으면서 모든 주자를 살려주게 됐고, 점수차는 1-4로 벌어졌다.
아쉬운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후 김하성은 탄탄한 수비로 실수를 만회했다. 이번에도 상대는 마르테였다. 마르테는 샌디에이고 닉 마르티네즈의 5구째를 받아쳐 99.7마일(약 160.5km)의 매우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공이 또다시 김하성의 정면으로 향했다. 김하성은 마르테의 타구를 직선타로 잡아낸 뒤 재빠르게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는 잰더 보가츠에게 공을 건넸고,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위기를 벗어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안타는 없었지만, 경기 막바지 출루에는 성공했다. 김하성은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1차전 첫 타석의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7연 타석 무안타에 빠졌다. 하지만 8회말 1사 1루에서 볼넷을 얻어내면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김하성이 홈런포를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에 무릎을 꿇었던 샌디에이고는 2차전 마저 1-8로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함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애리조나에 무릎을 꿇은 것은 치명적이었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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