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제트스키로 인천 밀입국 30대… 손놓은 해경, 군 통보에 뒤늦게 ‘부랴부랴’ [사건수첩]

강승훈 2023. 8. 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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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30대 중국인이 산둥에서 제트스키를 이용해 인천 해상으로 밀입국하려다 붙잡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우리 해양경찰은 이 남성이 300㎞ 넘는 거리를 달려 인천의 앞바다로 들어올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오후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시 말해 해경은 이때까지 해당 중국인이 인천에 들어온 사실 조차 몰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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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유지 담당 해양경찰 감시 ‘구멍’ 비난 불가피
“한국 가려고” 조력·동승자 없이 혼자서 사전계획
얼마 전 30대 중국인이 산둥에서 제트스키를 이용해 인천 해상으로 밀입국하려다 붙잡힌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우리 해양경찰은 이 남성이 300㎞ 넘는 거리를 달려 인천의 앞바다로 들어올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경은 군 당국으로부터 감시·추적 중이던 미확인 선박이 송도 인근의 갯벌에 빠져 확인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고서야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사진=뉴스1
인천해양경찰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 국적 30대 남성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오후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 앞바다로 밀입국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군 당국은 당일 오후 8시쯤부터 미확인 선박으로 파악된 해당 남성의 제트스키를 추적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후 9시23분 인천 연수구 송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걸린 것을 파악하고 해경에 알렸다. 그는 갯벌에 제트스키가 빠지고 10분이 흐른 오후 9시33분 스스로 소방당국에 신고해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해경은 경비 세력을 투입해 같은 날 오후 10시11분 그를 발견했고 구조 작업에 나서 신병을 확보했다. 17분 만에 일단락됐다. 조사 결과 남성은 중국 현지에서 제트스키에 기름 70L를 가득 채우고 25L 연료통 5개를 로프로 묶은 뒤 계속 보충하며 인천 앞바다까지 왔다. 조력자나 동승자는 없었다.
30대 중국인 밀입국자가 타고 온 제트스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이번 밀입국 시도 사건은 군이 우선적으로 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이동 경로를 주시하던 군이 인천대교 인근에서 갑자기 멈춘 것을 파악하고 해경에 알린 것이다. 다시 말해 해경은 이때까지 해당 중국인이 인천에 들어온 사실 조차 몰랐던 셈이다. 군이 해경 측에 남성의 위치를 알린 시각과 소방당국이 다시 해경에 공동대응을 요청한 시각이 10분가량 차이가 나는 이유다.

현재 해상에서 일어나는 치안 유지 업무는 해경이, 대공 의심점과 간첩 등 방위 사안은 군이 나눠서 각각 맡는다. 인천에는 해경 본청을 비롯해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인천해경서 등 3곳의 주요 기관이 위치한다. 대내외적으로 감시 태세가 허술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심지어 중국인의 이번 행동은 사전에 계획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산둥 지역에서 미리 구명조끼, 망원경, 나침반, 헬멧 등을 챙긴 뒤 자신 소유 1천800㏄ 제트스키를 타고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해경 측은 남성을 상대로 정확한 밀입국 경위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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