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200억 판 사모대출펀드 환매 중단…투자자 분쟁

만기 1년 지나도록 투자금 215억 발묶여
투자자들 불완전판매 주장하며 소송 움직임

서울 중구에 있는 신한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신한은행이 판매한 신재생에너지 사모대출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200억원이 넘는 투자금 상환이 1년 넘게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국 신재생에너지 사모대출펀드(PDF) ‘현대드래곤 다이나믹 에너지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는 지난해 7월 만기 때 투자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 펀드는 현대자산운용이 만든 상품으로, 영국 피터보로시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기로 한 건설사에 나간 대출채권을 바탕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을 담은 펀드다. 이 건설사 경영이 악화하면서 개발에 차질이 생겼고, 대출 상환도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현재 해당 펀드의 평가금액은 0원이다. 판매사는 신한은행으로, 지난 2018년 5월부터 모두 215억원어치를 팔았다.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한편 판매사인 신한은행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신한은행 쪽에서 해당 상품의 경우 보험 가입이 되어 있어, 원금 보장이 된다고 했지만 실제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만큼 불완전 판매라고 주장한다.

금감원은 현재 유사한 구조를 가진 상품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면 이를 분쟁조정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3월 현대자산운용의 사모대출펀드와 기초자산이 같고, 판매구조가 유사한 포트코리아운용의 ‘그린에너지 제 1∼4호’ 펀드가 환매 중단되며 투자자들이 판매사와 운용사를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한 바 있다. 신한은행 쪽은 “해외 보험사와 보험금 지급 기준을 두고 협의 중”이라며 “현대자산운용 측과 함께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진옥동 신한그룹 회장은 지난 18일 11개 그룹사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략 선포식을 열고 완전판매문화 정착과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강화 등을 4대 전략과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보호는 고객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신한금융만의 탁월한 소비자보호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