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최초·유일 美국빈·캠프데이비드 초청은 尹대통령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2023. 8. 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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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한일 정상에 전용 헬기 내주고
의장대 사열로 격식 갖춰 맞이했지만
세 정상 모두 타이 없이 편안한 분위기
尹 도착하자 바이든 아스펜 별장 직접 안내
서로 아버지 이야기하며 공감대 형성
“자상하면서도 엄한 아버지들 공통점”
尹대통령, 6시간여 캠프데이비드서 머물러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 헬기에서 내린 뒤 이동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전 9시20분경, 미국 매릴랜드 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데이비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용 헬기가 도착했지만 그 헬기에서 내린 사람은 대한민국의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타이를 매지 않고 편안한 차림으로 헬기에서 내린 윤 대통령은 미국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서 이용하는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에스펜 별장으로 이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곳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했고, 함께 산책을 하며 에스펜 별장을 직접 안내했다.

이 곳은 이후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린 장소였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먼저 맞이하고 직접 안내까지 한 것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 국빈 방문과 캠프 데이비드 초대가 성사된 해외 정상은 윤석열 대통령이 유일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휴가 시 숙소로 쓰이는 에스펜 별장 내부를 안내 받은 정상도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식 한미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15분간 진행된 산책과 안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부친 故윤기중 교수의 별세에 애도를 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서로 아버지 이야기를 나누며 “자상하면서도 엄하신 아버지 그리고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아버지를 두었다는 점에서 우리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고 대화를 나눴다.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윤 대통령의 워싱턴 D.C 도착에 맞춰 숙소로 조화와 메시지 카드를 보냈으며, 발신인을 적는 곳에 ‘조 바이든’ 대신 ‘질과 조’라고 적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Hello my friend” 라고 인사하며 직접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진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미동맹 강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22분간 함께 했다. 또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노력이 한미일 협력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도착 30분 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캠프데이비드에 도착했고, 한미일 정상은 18일 오전 11시20분경 함께 모였다. 세 사람은 모두 노타이 차림이었다. 캠프데이비드라는 정상회의 장소의 특성과 3국 정상의 친밀도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로렐 로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3국 정상은 약 65분간의 정상회의와 60분간의 정상오찬을 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전에 조율된 ‘캠프데이비드 원칙’과 ‘캠프데이비드 정신’,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 3개의 공식 문서를 결과물로 도출하는 한편, 윤 대통령의 부친상에 대한 애도와 하와이 산불에 대한 위로 등 다양한 현안들이 오고 갔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이날 오찬 메뉴도 캐주얼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에 걸맞게 준비됐다는 평가다. 캠프데이비드가 위치한 카톡틴에서 나는 복숭아를 얹은 샐러드와 스쿼시 라비올리, 초콜릿 크런치 바 디저트가 제공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가 끝난 후 기시다 총리와 마주앉아 20분간의 한일 정상회담을가졌고, 종료 후 잠시 휴식 후에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사이에 섰고, 발언 순서는 바이든 대통령,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 순서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회견이 종료된 후 세 사람은 회견 단상을 등지고 함께 나란히 걸어갔으며, 가장 연장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어깨에 팔을 올리는 등 연신 친근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해 로렐 로지로 향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국빈방문했던 윤 대통령이지만, 지난 17일 윤 대통령의 미국 도착부터 18일 한미일 정상회의까지의 과정은 좀 더 특별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의 작년 5월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이어온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가 ‘우정’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발전했고, 그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 국빈 초청과 캠프데이비드 초청을 모두 한 최초의 국가 정상이 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관계를 넘어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우정’과 ‘신뢰’의 ‘친구’관계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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