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인 줄"···멸종위기 '삵' 유기동물호보소서 안락사

안유진 인턴기자 2023. 8. 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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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부상당한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인 삵이 안락사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호소 측은 해당 동물이 "멸종위기종인 줄 몰랐고 발견 당시 너무 심하게 다쳐 회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18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강원도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생후 60일 미만의 어린 삵이 안락사됐다.

신고자가 삵을 고양이로 오인해 유기동물보호소에 구조요청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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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된 어린 삵. 사진=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서울경제]

강원지역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부상당한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인 삵이 안락사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호소 측은 해당 동물이 “멸종위기종인 줄 몰랐고 발견 당시 너무 심하게 다쳐 회생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18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강원도의 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생후 60일 미만의 어린 삵이 안락사됐다. 환경부는 1998년 삵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국민일보 등에 따르면 유기동물보호소 보호소 A소장은 지난 15일 오후 6시쯤 “새끼 고양이가 다쳤다”는 민원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고 현장에는 자동차 바퀴에 하반신이 짓이겨진 어린 삵이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신고자가 삵을 고양이로 오인해 유기동물보호소에 구조요청을 한 것이다.

심하게 다친 삵은 데리고 동물병원으로 가려 했지만, 휴일 늦은 오후인 까닭에 문을 연 곳이 없어서 센터에서 하루 동안 보호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보호소 A소장은 “진료 결과 하반신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골절됐으며 이미 내장에서 구더기가 쏟아질 만큼 괴사가 진행돼 손쓸 수 없었다”며 “고통을 최소화해주기 위해 수의사 판단에 따라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삵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법대로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이송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삵. 사진=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관련 정보가 시스템에 공개된 후 부상 동물이 고양이가 아닌 삵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멸종위기종을 포획했을 때는 야생동물구조센터나 환경부 지정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치료해야 한다. 허가 없이 멸종위기종을 죽이는 경우에는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구조센터는 강원대 수의과대학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있다. 게다가 삵을 발견한 15일은 광복절로 해당 병원은 휴무였다.

A소장은 삵의 처참한 하반신 상태를 봤을 때 ‘의사의 안락사 권유가 옳다’고 판단해 안락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에 퍼진 사진에 내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있어서 기자를 사칭하는 등 수많은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제발 전화를 자제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안유진 인턴기자 youjin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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