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미스터리·로맨스가 만났다…독특한 매력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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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잠'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호러와 미스터리, 스릴러와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 영화의 향취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신혼부부가 예상치 못한 위기를 어떻게든 함께 헤쳐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랑 이야기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 같은, 세련된 초중반부 분위기와 달리 갈수록 한국적 오컬트 요소를 상당히 깊숙하게 끌어오는 것도 의외의 요소인데, 이런 점이 어울려 '잠'만의 독특한 맛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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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을 원할 때, 당신은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습니까?'
다음 달 6일 개봉하는 '잠'이 던지는 질문입니다. 호러와 미스터리, 스릴러와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 영화의 향취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신혼부부가 예상치 못한 위기를 어떻게든 함께 헤쳐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사랑 이야기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네요. 영화의 주인공인 수진과 현수 부부는 우연히 현수가 겪게 된 수면 중 이상행동 장애를 치료하러 갖은 애를 쓰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집니다.
어느 날, '누가 들어왔다'는 잠꼬대를 시작으로 현수는 갑자기 피가 날 때까지 얼굴을 긁거나, 냉장고의 날고기를 그대로 집어삼키는 등 밤마다 이상 행동을 이어갑니다. 병원의 처방은 효과가 없고, 배 속의 아이까지 태어나면서 수진은 점차 공포에 휩싸입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답게 수진은 남편이 이상해진 이유를 끈질기게 추적하지만, 누적된 스트레스에 어쩌면 출산 후 감정기복까지 겹치면서 수진의 절박한 노력은 외려 보는 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수준에 이릅니다.
장르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잠'의 플롯과 분위기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영화는 임신·출산을 겪는 여성의 불안이나 반복되는 가부장의 부재처럼 익숙한 호러 영화의 요소들을 차용하면서도 '우리가 아는 그 길'로 가지 않습니다.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 같은, 세련된 초중반부 분위기와 달리 갈수록 한국적 오컬트 요소를 상당히 깊숙하게 끌어오는 것도 의외의 요소인데, 이런 점이 어울려 '잠'만의 독특한 맛이 완성됩니다.
이번 작품이 첫 장편 연출인 유재선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부터 '재미있는 장르 영화를 만들자'는 걸 제1의 원칙으로 삼았다고 설명합니다. 당시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올바른 결혼 생활은 무언지, 결혼한 부부는 문제가 닥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그때 가진 화두가 시나리오에 녹아든 것 같다고 하는군요. 주연을 맡은 정유미 배우에게도 '스릴러라는 외피를 두른 사랑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현수가 수면 중에 보이는 행동이 공포스럽다는 점에서는 호러의 영역일 수 있을 것 같고요. 이 행동의 미스터리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미스터리로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악몽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부가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약간 스릴러 같기도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두 부부의 관계와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장르로도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외국에서는 코미디라고도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복합 장르적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 유재선 감독
올해 가장 독창적인 공포 영화를 자처하는 '잠'은 지난봄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내 극장에서는 다음 달 6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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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푸른 기자 (strongbl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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