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치안 불안할 수 밖에···현장 누빌 순경 1.4만명 부족

경감,경위, 경정 등 간부직은 정원보다 많지만
서울경찰, 순경 9535명인데 실제는 4909명 뿐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순경 1000명 이상 결원 7곳
"범죄 현장에 대응할 실무 인력 늘릴 방안 마련해야"

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312기 졸업식에서 신임 경찰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최근 강력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치안 최일선 현장을 누벼야할 순경·경장·경사 등 비(非)간부 경찰이 정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은 3만 1559명인 정원보다 64명 많은 3만162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총경과 경정 등 고위직 간부는 정원보다 각각 17명, 67명이 더 많고 경감과 경위 등 중간 간부 역할을 하는 계급은 각각 정원보다 3039명, 4635명 많이 근무 중이다.

하지만 비간부 계급인 경사는 정원(6640명)보다 949명 부족한 5691명, 경장은 정원(7985명)보다 2018명 적은 5967명이다. 순경 계급의 결원이 가장 두드러졌는데 정원인 9535명의 절반 가까이 되는 4626명이 모자랐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 모두 상황은 비슷했다. 순경 직급에서 1000명 이상의 결원이 발생한 지역은 서울을 포함해 부산(1967명), 대구(1253명), 인천(1210명), 경기남부(3444명), 경기북부(1157명), 경남(1224명) 등 모두 7곳이다. 경장의 경우 경기북부, 경사의 경우 경기남부를 제외한 모든 시도경찰청에서 결원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치안을 담당하는 경사 이하 계급의 대규모 결원은 대민 업무 스트레스와 미흡한 처우 등으로 인해 경찰 조직을 떠나는 젊은 경찰관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순경·경장·경사급 경찰관의 퇴직자 수가 177명에 달했는데 이는 2018년 퇴직자보다 51명 많은 수다.

‘블라인드’ 등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찰관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고충이 연이어 게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낮은 직급의 경우 기동대에도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는 훨씬 인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경위·경감도 실무를 맡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은 “경찰이 머리만 크고 팔다리는 부실한 조직 형태가 아닌지 우려된다”며 “책상에서 펜대를 굴리는 경찰보다 범죄 현장에 대응할 실무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위직 경찰관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 경찰은 6급(경감) 이하 정·현원 불일치는 근속승진 제도를 운영하는 전 부처에서 공통적을 나타나는 현상으로 순경, 경장 등 하위 직급의결원이 현장 치안의 공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창청은 “현재 경위 이하 모든 인력은 치안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현장 경찰관이며, 경감도 근속 승진으로 인원이 매년 증가하면서 경위 이하와 마찬가지로 순찰팀원 등 발로 뛰는 현장 실무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을 초과하는 경감 인원은 경위 이하 정원으로 책정된 자리에 배치해 현장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사실상 치안현장의 공백이 없이 운영 중이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근속승진 제도로 정·현원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히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에 따라 6급 이하의 정원을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에 6·7급 경찰 현원은 정원보다 2만 1761명 많은 반면 8·9급 현원은 정원보다 2만 831명 적게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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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