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쿠팡 연대’ 굳힌 CJ제일제당···‘비비고’ 신제품, 신세계서만 출시

식품·뷰티·물류·엔터로 계속 확전

제품 납품가를 두고 쿠팡과 갈등을 빚어 온 CJ제일제당이 대표 브랜드인 비비고의 신제품 등을 온라인 유통 시장 내 쿠팡의 가장 큰 경쟁사인 SSG 닷컴 등 신세계 유통 3사를 통해 공개했다.

양사가 쿠팡과의 납품가 갈등을 빚고 있는 터라 업계에서 이번 ‘선론칭’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납작교자, 햇반 컵반, 떡볶이, 붕어빵 등 신제품 13종을 이마트·SSG닷컴·G마켓에서 선 론칭한다고 최근 밝혔다.

CJ제일제당이 신제품을 이마트, SSG닷컴, G마켓에 선론칭한다. 사진은 CJ제일제당의 신제품. |CJ제일제당

이번 론칭은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최근 파트너십을 맺은 CJ제일제당의 첫 행보로, CJ제일제당은 이번 신제품을 2개월 간 신세계 채널을 통해서만 판매한 뒤 이 후 타 유통채널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대표 가정간편식(HMR) 제품인 ‘비비고 납작교자’ 3종(오리지널·매콤·갈비)은 물론 이 밖에도 ‘햇반 컵반’ 2종(매콤한 닭갈비 치즈밥·아삭한 열무비빔밥), ‘비비고 떡볶이’ 3종(오리지널·매운맛·치즈맛)과 ‘비비고 붕어빵’도 동시에 출시한다. 이 밖에 신제품 햇반과 ‘비비고 베이직 포기배추김치(10㎏)’ 등도 업그레이드 해 선보인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 유통 3사와 공동 개발하는 혁신 제품도 올해 안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주요 HMR 제품인 만두, 국물요리, 밀키트 제품을 중심으로 CJ제일제당의 브랜드 매니저와 신세계 유통 3사의 바이어 등 전문가들이 협업해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쿠팡과 다방면에서 감정 실린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CJ그룹이 형제 그룹인 신세계 그룹과 함께 ‘反쿠팡’ 연대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과 함께 범(凡) 삼성가(家)로 분류되는 신세계그룹 역시 지난 2021년 온라인 쇼핑 1위인 네이버와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 쿠팡과 경쟁을 펼쳐왔다. 이어 CJ제일제당과 쿠팡의 갈등이 본격화 된 지난 해 두 그룹은 CJ제일제당과 SSG닷컴, 스타벅스코리아와 CJ대한통운 등이 나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달 뷰티 카테고리 확대에 나선 쿠팡은 자사 플랫폼 입점하려던 화장품 업체들을 압박해 입점을 막았다며 오프라인 1위인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택배 기사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지정한 ‘택배없는 날’과 관련해 CJ대한통운과 쿠팡이 날선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과 뷰티, 물류 등에서의 충돌은 유통 시장을 차지하려는 신구 강자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라면서 “이 밖에도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맞붙는 OTT 등 많은 분야에서 더욱 거센 경쟁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反쿠팡’ 연대 전선을 그리면서 두 강자간의 충돌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