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NG 생산·CCS 동시에…탄소중립 꿈 영그는 호주 다윈
SK E&S, 다윈 LNG 프로젝트에 25% 지분 참여…"탐소감축 해외자원 개발 모델"
SK E&S, 저탄소 LNG 국내 도입…에너지 안보·탄소감축 기여
'새 가스전 개발·천연가스 내 CO₂포집·고갈 가스전에 CO₂저장' 프로젝트
SK E&S, 다윈 LNG 프로젝트에 25% 지분 참여…"탐소감축 해외자원 개발 모델"
SK E&S, 저탄소 LNG 국내 도입…에너지 안보·탄소감축 기여
(다윈[호주]=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호주 대륙 북쪽 끝, 북준주(Northern Territory)의 주도인 다윈.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딴 도시이자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도 유명한 이곳 다윈에서는 천연가스 개발과 탄소 감축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대형 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천연가스 운송…높이 30m 탱크서 탄소 포집
지난 16일(현지시간) 다윈항 인근 다윈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에 들어서자 웅장한 탄소 포집 설비가 맨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근 가스전과 연결된 대형 파이프라인, 탄소 포집 설비와 접안시설 등으로 구성된 이곳 LNG 터미널은 부지 면적만도 70㏊에 달한다.
높이 30m가 넘는 각종 탱크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된 탄소 포집 설비는 천연가스에 섞여 있는 이산화탄소(CO₂)를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터미널에서 약 500㎞가량 떨어진 동티모르 해역 바유운단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다윈 LNG 터미널로 운송되고, 탄소 포집 시설을 거쳐 이산화탄소가 제거된 순수한 LNG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곳 LNG 터미널에서는 습식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이 이뤄진다고 터미널을 운영하는 호주 에너지 기업 산토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리처드 힝클리 산토스 청정에너지 및 CCS 개발 총괄 담당 이사는 "약 120피트(약 36m) 높이 흡수탑 아래로 천연가스가 들어오면 탑 상부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재가 방출된다"며 "이산화탄소에 달라붙은 흡수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순수한 LNG가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윈 LNG 터미널에서 처리할 수 있는 천연가스는 연간 370만t, 포집 시설에서 걸러내는 이산화탄소는 60만t에 달한다.
이산화탄소와 함께 각종 불순물이 제거된 LNG는 대형 LNG 탱크에 저장됐다가 접안 시설을 통해 수요처로 운송된다. 그리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 고갈가스전에 저장키로…CCS 플랜트 구축 예정
문제는 이렇게 대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다는 것.
이에 산토스는 SK E&S 등과 함께 CCS 기반 LNG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LNG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내보내는 대신 땅속에 묻기로 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산토스는 다윈 북쪽 해상에 바로사 가스전을 새로 개발하고 있다.
또 올해 안으로 생산이 종료될 예정인 바유운단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고로 활용하기로 했다.
고갈 가스전 약 3㎞ 깊이 사암층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영구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천연가스 생산(바로사 가스전)과 천연가스 하역 및 탄소 포집(다윈 LNG 플랜트), 이산화탄소 저장(바유운단 가스전)이 삼위일체를 이루게 된다.
가스전 개발과 동시에 인근에 대형 이산화탄소 저장고를 확보함으로써 CCS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낮출 수 있다.
산토스 관계자는 "1년에 약 1천만t의 이산화탄소를 바유운단 고갈 가스전에 주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천연가스를 나르던 해저 파이프라인을 이산화탄소 운송에 사용할 수 있어 공사 기간과 개발·운영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유운단 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전환하기 위한 기본설계(FEED) 작업은 지난해 말 완료됐다.
또 다윈 LNG 터미널 내 CCS 설비를 새로 구축하기 위한 부지 정비 작업도 마무리된 상태다.
조만간 바유운단 가스전의 생산이 종료되면 다윈 LNG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 E&S, 다윈 LNG 프로젝트 지분 25% 확보…에너지 안보에도 기여
이 프로젝트에는 호주를 비롯해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으로는 SK E&S가 유일하다.
SK E&S는 2020년 산토스로부터 다윈 LNG 프로젝트 지분 25%를 약 3억9천만달러(약 3천452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SK E&S는 10여년 전 바로사 가스전 개발에 참여해 현재까지 누적 총 1조5천억원의 투자를 진행해 왔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의 공정률은 60%를 돌파했으며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 E&S 관계자는 "단순 가스전 개발을 넘어 CCS 기반의 LNG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탄소 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해외자원 개발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SK E&S는 바로사 가스전 천연가스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연간 2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전량 포집할 계획이다.
액화·운송·재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배출권 구매 등을 통해 상쇄시켜 궁극적으로 탄소중립 LNG를 국내로 들여온다는 구상이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국내 도입 예정인 LNG는 연평균 약 130만t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소비량의 3%를 차지하는 양이다.
SK E&S 관계자는 "바로사 가스전이 개발되면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가스를 들여올 수 있게 된다"면서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통해 전기료·난방요금 부담 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E&S, 저탄소 LNG 들여와 블루수소 생산 원료로 활용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저탄소 LNG는 국내로 들어와 대부분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원료로 활용된다.
SK E&S는 충남 보령 LNG터미널 인근 지역에 들어설 블루수소 플랜트에서 2026년부터 연간 25만t의 블루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역시 포집 후 전용 수송선을 통해 바유운단 가스전으로 보내 영구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SK E&S 측은 "보령 블루수소 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로 국내에서 추진되는 청정수소 프로젝트"라며 "국내에서 자체적 청정수소 생산과 조달이 가능해 탄소중립과 달성과 국내 에너지 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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