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구장은 도서관? 키움 히어로즈의 목동시절은 어떠했나?
이를 협회의 힘만으로 100% 시행하기란 무리
(MHN스포츠 목동, 김현희 기자) 서울 목동야구장은 '한국의 고시엔'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시설이나 규모 등은 일본 고시엔구장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수도 서울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고교 선수들에게는 큰 경험이 된다. 이들 중 프로야구 스타도, 국가대표도 나오기 때문이다. 동대문야구장이 철거된 이후 목동구장은 많은 청춘들이 땀과 눈물을 남긴 추억의 장소가 됐다.
그런데, 이러한 추억의 장소가 인근 목동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게 됐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목동구장은 도서관'이라는 것이다. 목동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야구장 소음으로 인한 민원을 제기했고, 이로 인하여 야간 경기 및 육성 응원을 자제하여 조용히 야구만 보다 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실제로 목동구장 곳곳에는 인근 주민들이 소음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다는 내용이 광고판처럼 붙여 있고, 심지어는 전광판에도 수시로 소음 관련 내용이 송출되고 있다. 목동구장이 도서관과 같다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있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목동 주경기장은 야간 경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만 보면, 야구는 되고 축구는 안 되느냐는 이야기가 나와 본의 아니게 두 종목에 대한 감정싸움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그러한 시시비비로는 가릴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이라는 것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서울 시설관리공단측의 설명이다.
축구의 경우, 제한 시간(90분)이 있어 9시 이내에 모든 경기를 마칠 수 있다. 다만, 야구의 경우 그러한 시간 제한을 둘 수 없는 경기이기에 언제 종료가 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설관리공단이 오히려 선수들의 온열 손상 방지를 위해 야간 경기를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이를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도 '제한시간 내 종료가 가능하느냐?'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고교야구의 경우 경기당 2시간 30분~3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음을 더더욱 보장할 수 없다. 앞 경기가 지연될 경우 밤 11시가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목동 주경기장을 사용하는 서울이랜드FC는 어떻게 하여 9시 제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야간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서울이랜드FC는 "주경기장과 가까운 6단지는 물론, 주민들에게 초청권을 배포하고 이에 따른 성의 표시도 직접 하면서 자체적으로 풀어왔다. 자주 소통을 하다 보니, 주민들도 이해를 해 주셨고, 특히 축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밤 늦게까지 하지는 않으니 심야에 소음을 발생할 일도 없다."라며, 소통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프로구단에서 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은 협회에서 100%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점도 있어 이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한때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키움 히어로즈도 비슷한 방법으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했다. 당시 홍보팀에 있었던 이화수 대리는 2009년 당시 "1단지부터 시작하여 14단지까지 일일이 직원들이 방문하여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주민들께서도 흔쾌히 지역 사회에 프롱구단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환영의 의사를 표해 주셨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김재웅 팀장대행도 "10시 이후에는 육성 응원 금지, 그리고 주부야구단 발족식과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강서/양천에서 애를 쓰시는 소방관/집배원 분들을 초청하여 시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덧붙여 설명했다. 당시 키움의 이러한 시도는 연예인 시구가 대세였던 당시 트렌드에서 꽤 개념 있는 행동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결국 이 문제를 조금 더 유연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회와 학교, 더 나아가 KBO의 대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축구는 되고, 야구는 안 되냐'는 식의 이분법적인 논리보다 일을 해결하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본격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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