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삼진은 겨우 3번인데 타율은 0.171··· 불운까지 겹친 NC의 미래, 성장통 속 변화 택했다
NC 김주원(21)은 삼진이 적지 않은 타자다. 데뷔 시즌인 2021년 기록이 189타석 57삼진이다. 타석당 삼진율(K%)이 30.2%에 달했다. 2년 차 시즌인 지난해 K%는 27.3%였다. 300타석 이상 기준으로 리그에서 4번째로 타석 당 삼진이 많았다. 올 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기 287타석에서 77삼진으로 K%는 26.8%였다.
그런 면에서 8월 김주원의 삼진 기록은 변화 폭이 극단적인 수준이다. 19일까지 8월 55타석에서 3삼진만 당했다. K%로 따지면 5.5%다. 표본이 적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 시즌 가장 삼진을 적게 당한 키움 이정후의 기록이 5.1%, 그다음인 KIA 김선빈이 8.0%다.
최근 김주원은 송지만 타격 코치와 함께 폼을 수정하고 있다. 김주원은 “그동안 스윙이 너무 컸고, 중심도 앞으로 많이 쏠려 있었다”면서 “콤팩트한 스윙으로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테이크백 동작을 줄이고, 최대한 간결하게 배트를 휘두르려 한다.
K% 등 세부지표에서 폼 교정의 효과가 보인다. 7월까지 11.6%에 달했던 헛스윙 비율이 8월 들어서는 4.6%로 줄었다. 헛스윙이 줄면서 자연히 볼넷도 늘었다. 7월까지 9.0%였던 타석당 볼넷 비율(BB%)이 8월은 18.2%로 2배 수준이다. 55타석에서 볼넷 10개를 골라냈다. 삼진을 두려워해서 타석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스윙 시도 자체는 크게 변화가 없다.
문제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진을 3개밖에 당하지 않았는데, 8월 타율이 0.171에 그치고 있다.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달 김주원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이 0.170에 불과하다. BABIP를 순전히 운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불운이라는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이런 숫자를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올 시즌 리그 평균 BABIP는 0.310, 김주원 개인 통산 BABIP는 0.304다.
시즌 중 폼 수정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간결한 스윙을 의식하다, 원래 가지고 있던 장타 능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그 역시 마냥 긍정적인 건 아니다. 김주원은 “그런(장타 감소) 생각도 하긴 했지만, 지금은 불확실한 걱정보다 꾸준히 훈련하면서 발전시켜가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잘 맞은 타구가 호수비에 걸리고, 파울 폴대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는 등 최근의 타석에 대해서는 “아쉬움은 크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송지만 코치님도 ‘과정은 괜찮다.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최근 강인권 NC 감독은 “컨디션이 좀 안 좋다고 해도 김주원을 지금 우리 팀 선발진에서 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제 입단 3년 차지만 그만큼 팀 내 역할이 크고, 기대치가 크다. 쓰린 성장통 속에서 김주원이 한 단계 발전을 위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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