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 기초수급자→왕따 고백…"한강다리 몇 번 올라가" 父 발언에 오열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모델 겸 방송인 정혁이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공개했다.
19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는 정혁이 새로운 살림남으로 등장했다.
정혁의 부모님은 정혁이 3세 때 이혼했다. 정혁은 아버지 밑에서 자랐지만, 어머니와도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냉장고에는 어머니가 만들어 보내준 김치가 가득했다.
정혁은 아버지가 일하는 자동차 정비소를 찾아갔다. 아버지의 일이 끝난 후 정혁은 아버지와 돼지갈비에 술을 한 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정혁의 아버지는 25세 때부터 홀로 정혁 형제를 키웠다. 정혁은 "아빠가 엄마가 없는 상태로 애를 키우며, 내가 아저씨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게 '아빠가 애들 키우는게 힘들다'였다. 그래서 괜히 용돈 달라고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는 "용돈 줄 돈이 없었다. 미안하다"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그 때를 떠올렸다.
정혁의 아버지는 아이들의 졸업식, 체육대회, 학예회 같은 학교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에도 사과했다. 정혁은 "아빠가 바쁜 걸 알고 삶이 이해가 되니까,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며 자신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에 아버지는 "다른 애들 같으면 투정 부렸을 텐데 넌 그게 없었다"며 대견해 했다.
정혁은 이혼 후 어머니가 이모인 척 자신을 찾아왔던 일을 털어놨다. 정혁은 "중학교 때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누가 우리집을 찾아왔는데 이모라고 하더라. 이모가 와서 안경도 바꿔주고 먹을 거 사주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이모인데 엄마 대신 너 보러 왔다'고 하더라. 처음 보는 이모인데 레스토랑 가서 맛있는 거 사주고, 대형마트 가서 물건을 사주고 그랬다. 이모가 잘 사나보다 생각했다. 나중에 가서야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버지는 "(정혁 어머니와) 전부터도 연락은 있었다. 부부의 연이 끊어진 거지 사람의 연이 끊어진 게 아니다"며 이혼 후에도 전처와 교류했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군산에 산다는 걸 알게 된 후 정혁은 방학이 되면 군산에 가서 지내곤 했다. 정혁이 "내가 남들보다 어렵게 산 건 맞잖아"라고 말하자 아버지도 수긍했다.
정혁은 "평생 지하생활을 했다. 또 사기까지 당해서, 집이 가난해서 기초수급자가 됐다. 주말에 주민센터 가면 쌀 주시고 김치 주시고 라면 주시고 그랬다. 옷도 잘 못 입고 이러니 왕따도 당해봤다. '왜 너는 더럽냐' 소리도 들었다"고 어릴 적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왕따까지 당했다고 털어놨다.
정혁은 "내가 25살에 처음 화장실이 딸린 집에 갔다. 아빠랑 살았을 땐 화장실이 없는 곳에서 살았다. 공용 화장실이라서, 문이 안 잠겼다. 사람들이 오면 '사람 있다'고 소리쳐야 했다"며 "주민센터가 옆에 있는데, 오후 6시까지 하니까 웬만하면 6시까지 볼일을 다 봤다"고 전했다.
힘든 과거를 전하면서도 정혁은 "그런 일이 있으니, 지금은 어딜 가서든 화장실을 안 가린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그래도 재밌게 산 거 같다"며 "군대 갔을 때 군대가 더 편했다. 화장실도 있고 샤워실도 있으니. 난 휴가 나올 때 우리집 가는게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미웠느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정혁은 "밉지 않았다"고 웃었다
아버지는 과거 힘들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극단적인 시도를 할 뻔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는 "아빠 쫄딱 망해서 아무것도 없어서 우리 지하방으로 들어갔을 때, 내가 주머니에 차비도 없었다. 친구들한테 가면 친구들이 술을 사줬는데, 헤어지고 나오면 차비가 없어서 걸었다. 걸으면 한강 다리 위에 올라간다. 몇 번 올라갔다"며 "올라가서 (난간을) 넘으면 끝인데, 애들 생각이 나는 거다. 애들은 어쩌나 싶어 참았다. 부모라면 그럴 거다"라고 말했다.
정혁은 처음 듣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는 "너희들이 있으니 살아있는 거지. 내가 살아야하나 고민 많이 했다. 그래도 살아있잖아. 그래서 우리 둘이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있고. 결론은 죽지 말라고"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정혁은 "제가 우는 건 우리 아빠가 안쓰러워서 그런거지, 원망이나 그런 게 아니다"며 "제가 진짜 눈물이 없는데, 아빠는 저한테 눈물버튼이다. 아버지가 스무살에 결혼했는데, 입장 바꿔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거 같다. 항상 생각하는 건, 늘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키워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포기할 순간이 많았는데…"라며 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아버지 또한 정혁에게 "사랑한다 고맙다 말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KBS 방송 캡처]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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