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마피아’라며 명예훼손” 현덕지구 초기 사업자, 이재명에 소송냈다 패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랩(LAB)2030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 평택 현덕지구 민간개발 사업자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로부터 ‘건설 마피아’로 지칭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이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A사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1억원 상당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A사는 2014년 1월 현덕지구 개발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취임한 직후인 2018년 8월 토지매수 지연, 시행명령 불이행 등의 이유로 사업자 지정 취소처분을 받았다. A사는 행정소송을 벌였지만 2020년 9월 최종 패소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2020년 12월 소셜미디어에 ‘투기세력 배불리는 개발을 국민이 이익보는 개발로’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현덕지구 사업을 민간개발 방식에서 민관 합동 방식으로 변경한다면서 ‘개발 마피아들과 싸워야 하는 어려운 공약’이라는 표현을 썼다.

A사는 이 대표가 자신들을 겨냥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2021년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한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덕지구’를 명확하게 표시했고 관련 기사를 첨부했다는 점에서 A사를 마피아로 간접 지칭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게시글이 공적인 목적을 가진 만큼 명예훼손 또는 인격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공약으로 발표한 정책은 헌법이 공무담임자에게 부여한 국토 공공개발 책무의 일환”이라며 “비록 ‘건설마피아’등으로 지칭하고 폄훼했다고 하나 전체 내용은 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경기도 전체로 확장하고 구체화해 현덕지구에 적용한 성과를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덕지구 개발은 평택시 현덕면 장수·권관리 일원 231만 6000제곱미터에 주거·산업·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8년 5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처음 지정됐지만 작년 10월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대구은행컨소시엄이 사업계획서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자격이 취소되는 등 16년째 표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