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5G 만에 10위→2위···말이 안 되는 KT의 레이스, 2020년보다 빠르고 2021년보다 무섭다
KT는 지난 5월7일 올시즌 처음으로 10위에 떨어졌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나 최하위 바닥에 머문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후 한동안 올라서지 못했다. 하루 9위를 찍은 적 있지만 다시 내려가면서 한 달 동안 올라오지 못했다. 암울한 시즌을 예고했던 KT가 마지막으로 꼴찌에 머문 날은 6월5일이었다. 이후 믿을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며 한 계단씩 빠른 속도로 성큼성큼 올라섰다. 7월25일에는 5위를 찍어 5강권 안에 진입했고 8월 들어 4위, 3위를 거친 KT는 지난 19일 한화를 연장전 끝에 꺾고 2위가 됐다. 두 달 하고 2주일, 75일 만에 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갔다.
KT가 리그에 등장한 2015년 이후, 6월에 10위로 처져 있던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최하위권을 벗어나 가을야구 경쟁권으로 진입한 뒤에도 해마다 초반에는 하위권에서 출발해 점점 힘을 붙이는 것이 KT의 패턴이지만 올해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상위 팀들을 뚫고 단기간 2위까지 올라섰다.
KT는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처음 잡았던 2019년에도 41경기를 치른 5월10일까지 최하위였다. 이후 상승세를 타 처음으로 5강 경쟁을 했지만 6위로 시즌을 마쳤다. KT는 우승한 2021년에도 꼴찌를 찍었다. 그러나 개막후 9경기를 치른 극초반이었다. 4월14일 꼴찌였던 KT는 이후 45경기에서 28승17패(0.622)를 거두고 6월12일 1위로 올라선 뒤 선두 싸움을 한 끝에 우승했다.
올해의 모습은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나간 2020년과 흡사하다. 당시 KT는 최하위권에서 시작해 2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루도 꼴찌는 하지 않았지만 개막 두 달 만인 7월4일까지 52경기를 치르고도 8위였던 KT는 후반기 질주를 펼쳐 9월29일 처음으로 2위를 찍었다. 약 석 달 간 66경기를 치러 8위에서 2위로 올라갔던 2020년을 넘어 올해는 아예 꼴찌를 찍고도 두 달 반, 55경기 만에 2위까지 올라가는 엄청난 레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10위에서 2위로 올라선 동안 KT는 55경기에서 39승16패(0.709)를 거뒀다. 2위에서 밀려난 SSG는 이 기간 51경기에서 23승28패(0.451)를 했다. KT와 LG(32승1무17패), KIA(25승2무24패)를 제외하면 이 기간 승률 5할을 넘긴 팀이 없어 KT의 순위 상승 속도는 더 빨라졌다.
부상병동이 된 날벼락 속에 시즌을 시작한 KT는 지난해 13승을 거둔 선발 투수 소형준과 중심타자 강백호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인 4번 타자 박병호도 지난 11일부터 종아리 통증으로 선발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KT는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 부진으로 선발에서 밀려났던 배제성이 로테이션에 합류해 소형준의 공백을 완전하게 메워주고, 타자들은 말 그대로 돌아가며 활약하고 있다. 시즌 초반 김상수, 장성우가 활약하자 부상에서 돌아온 황재균이 터지더니 후반기에는 배정대와 이호연이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강백호가 없지만 김민혁, 문상철이 주전으로 뛰면서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뽐내 타선 균형을 잡고 있다.
2위까지 가시권에 둔 지난주, 이강철 감독은 이런 상황을 두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여기만 넘어서면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할 때마다 정말 넘어서면서 올라왔다. 그동안 선수들이 쌓은 경험의 힘 같다”며 “다른 팀에서 우리를 볼 때 어렵게 보는 느낌을 받고는 있다”고 했다.
‘말이 안 되는 레이스’를 펼치며 KT는 진짜 2위 싸움에 합류했고 이제 주도하는 입장이 됐다. 9개 구단이 가장 어려워하는 팀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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