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옆경2’ 김래원의 맞수 ‘설계자’는 누구?..혹시 오의식?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3. 8. 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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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시즌 2가 어느새 6회까지 진행됐다.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이야기다. 그런데 새롭게 국과수의 에이스로 등장한 강도하(오의식 분)가 여전히 찜찜하다.

진호개(김래원 분)를 비롯한 태원경찰서 팀이 강도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공군 폭발물처리반(EOD) 반장 신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는 국과수 법공학 팀장의 가운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시청자는 태원 형사팀보다 먼저 만났다. 벌써 1회 등장한 강도하는, 한쪽에 자리한 커다란 트렁크로 보아, 호텔방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봉도진(손호준)에게 전화를 걸었고 봉도진은 “강도하? 한국에 있는 거야?”라며 반겼었다. 강도하는 “조만간 보자”고 약속을 잡은 후 “기폭장치 절도범 행적, 태원구로 간 것까지 확인됐습니다”는 문자를 받는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2회 말미 강도하는 봉도진이 사망한 바로 그 화재 현장인 마중공단 자재창고, 봉도진이 사망한 바로 그 시간에 있었다. 누군가와의 통화로 “내가 관여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물론 그렇게 한껏 의심을 부추겼지만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만 사용됐다. 4회에서 연쇄방화범의 정체가 전직 소방관 양상만(윤상화 분)으로 밝혀진 후 “이번 방화사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라는 앞선 대사를 공개함으로써 혐의를 완전히 벗었다.

그럼에도 찜찜함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시즌1에서 잡지 못했던 ‘설계자’에 가장 근접한 인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살을 방화 살인으로 위장했던 시즌1의 방필구 사건 당시 진호개는 교도소의 마태화(이도엽 분)를 찾아가 물었었다. “방필구 사건 니 머리에서 나올 견적이 아냐. 밥상 차린 놈 누구냐?”

교도소의 마태화는 소장실 컴퓨터를 이용해 메일을 보냈다. ‘Dear Dex’라는 제목으로. 그 모습을 지켜본 염상구(서재규 분)의 누구냐는 질문에 마태화는 “자살을 방화살인으로 바꾸는데 거의 성공할 뻔한 녀석이야. 이놈도 진돗개한테 유감 많아. 비슷한 놈들끼리 붙어봐야지. 진검승부!”라고 답했다.

또한 시즌1 최종회 마중도(전국환 분)의 빈소에서 진호개가 떠난 후 마태화는 양치영(조희봉 분)에게 물었다. “마이애미에서 한국 오는 비행기는 떴나?”

국과수 법의관 윤홍(손지윤 분)은 강도하를 “미국 유학 시절 베프”라고 소개하며 유능한 법공학자임을 밝혔다. 그 유학 장소가 혹시 마이애미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아울러 마태화가 메일에서 언급한 ‘Dex’는 ‘덱스터’를 의미하며 2006년 시작해 시즌 8로 완결된 동명의 미국 법의학 드라마일 수도 있다는 느낌도 든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덱스터 모건(마이클 C.홀 분)은 마이애미에서 제일가는 법의학자이지만 몰래 흉악범죄자들을 사냥하는 사이코패스이기도 하다. 윤홍은 본인이 죽을 고비 100번 넘겨 그렇다지만 봉도진의 묘소 앞에서나 부검대 앞에서의 강도하 모습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법공학이란 공학적인 기초지식을 토대로 고장이나 사고(감전, 설비), 폭발 및 화재에 대한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법적문제를 공학적으로 해명해 주는 학문이라 하니 법의학보다 다양한 경로의 인명 살상 수법에 정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진호개는 마중도의 죽음에도 의문을 갖는다. 연수원장으로 쫓겨나는 아버지 진철중(조승연 분)을 찾아가 “마중도 의원이 정말 돌연사라고 생각하세요? 자살을 방화살인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자가 한 짓이면요?”라며 세칭 설계자의 관여를 의심한다.

마중도의 죽음조차 설계자의 작품이라면 마태화가 마중도의 빈소에서 비행기 이륙 상황을 물은 것과는 시차가 있지만 설계자의 동선이 고스란히 마태화에게 보고될 사항은 아니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7화 예고에서 문제의 마태화는 심부전을 앓게 되고 진철중은 누군가에게 “그조차 그쪽 설계인 건가?”라 묻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신원 불상의 사체 부검에 나선 윤홍이 장기에 연결된 전선에 손을 대려할 때 “안돼! 건드리지 마!”하며 달려오는 강도하의 모습도 어쩐지 석연찮다.

‘소옆경2’는 시즌1에 비해 긴장감과 스릴이 덜하다는 평가다. 시즌1 12화 포함 무려 5회나 할당된 연쇄방화사건은 ‘소옆경’ 시리즈에선 보기 힘든 대형 에피소드다. 하지만 피날레를 장식한 주범 양상만의 넋두리는 진부하기 그지없었고 그가 시그니처까지 남기며 소방관을 겨냥한 개연성도 설명하지 못했다.

이어진 압력밥솥 살해 수법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폭발은 한순간인데 정확히 그 시점에 피해자가 정확히 그 위치에 있을 줄 누가 알겠는가? 천장에나 구멍 낼 해프닝으로 끝날 확률이 훨씬 높았다. 그럼에도 범인은 피해자가 틀림없이 사망할 것을 기대하고 뒷 수습을 위해 피해자 집에 숨어 기다린다는 설정은 더할 나위 없이 억지스럽다.

이 추락하는 드라마의 현실을 반전시키기 위해선 예의 ‘설계자’의 등장이 시급해 보인다. 그 정체가 강도하건 아니건. 드라마가 아직 시즌1의 잔향이 남아있을 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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