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만으로 '해수담수화', 약품없이 오염물질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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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가열해 순수한 물을 얻는 '해수 담수화' 공정을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 고안됐다.
막증류 공정은 해수담수화 기술 중 하나로, 바닷물을 가열해 발생한 수증기를 소수성(물 분자와 쉽게 결합되지 않는 성질)을 지닌 분리막을 거치게 해 염분이 빠진 순수한 물을 얻는 공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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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가열해 순수한 물을 얻는 '해수 담수화' 공정을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 고안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정성필 물자원순환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해양담수화에 필요한 분리막을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세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NPI 클린 워터'에 지난달 5일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에서 염분 등의 용해물질을 제거해 순수한 물을 얻는 수처리 과정이다. 얻은 물은 생활용수, 공업용수는 물론 음용수로도 쓰일 수 있어 담수가 부족한 중동 지역에서 다수 시행된다.
막증류 공정은 해수담수화 기술 중 하나로, 바닷물을 가열해 발생한 수증기를 소수성(물 분자와 쉽게 결합되지 않는 성질)을 지닌 분리막을 거치게 해 염분이 빠진 순수한 물을 얻는 공정이다. 태양열을 이용해 해수를 가열하는 탄소중립적 방법이 시도됐으나, 해가 떠 있는 낮시간인 4~5시간만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장치가 구동되지 않는 시간엔 해수가 분리막에 접촉한 채 증발된다. 이에 따라 탄산칼슘(CaCO3) 또는 황산칼슘(CaSO4)이 분리막 표면에 쌓이는 '막오염'이 발생한다. 담수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담수 자체가 오염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론 막오염 물질을 세척하기 위해 산, 염기 및 차아염소산 등의 약품을 사용한다. 세척 후 발생한 폐수를 처리하기 위한 환경비용도 만만찮다.
연구팀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분리막을 물리적으로 세척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리막과 접촉한 채로 방치되는 농축 해수를 배수하고, 생산된 담수로 세정한 뒤 건조했다. 그 결과 다음 운전을 시작할 때 막오염과 막젖음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총 96시간, 4회를 반복한 시험해서 분리막의 성능을 감소시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태양열에 따른 온도 변동을 모사하기 위해 인공해수 온도를 1시간에 10°C씩, 8시간 동안 20°C에서 80°C까지 올리거나 줄인 후, 나머지 16시간 동안 실험실 온도(20°C)에서 방치하는 방식으로 막증류 공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태양열이 없는 조건에서도 태양에너지 변동에 따라 막오염과 막젖음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정 책임연구원은 "전기 인프라나 운영비 지원이 부족한 개도국 또는 오지에서 태양열만으로 담수화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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