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케인 잃은 충격 실력으로 떨쳐냈다"... '엔제볼 핵심' 손흥민 "더 완벽한 축구 해야 한다" 최고참의 다짐

박재호 기자 2023. 8. 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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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제임스 매디슨(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돌파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31)이 있기에 해리 케인(30)이 그립지 않다. '찬스 메이커'로 변신한 손흥민이 맹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기쁘지만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홈 경기에서 파페 사르와 벤 데이비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1라운드 브렌트포드전을 2-2로 비겼던 토트넘은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EPL 첫 승을 올렸다.

이날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활약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다가 후반 중반 이후부턴 별다른 활약 없이 교체된 히샬리송을 대신해 최전방 원톱으로 뛰었다. 슈팅은 한 차례뿐이 없었지만 동료들과 공격 연계에 힘쓰며 '찬스 메이킹'에 주력했다. 손흥민은 양 팀 최다인 4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총 55회 볼터치에 패스성공률은 79%(30/38개)였다. 드리블은 5회 시도해 3회 성공했다.
경기 전 팬들에게 인사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경기 전 몸을 푸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포효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 원톱에 히샬리송이 배치됐고 손흥민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좌우측 공격수를 맡았다.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중원을 형성했다. 포백은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판 더 벤, 데스티니 우도지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꼈다.

손흥민이 경기 시작 40초 만에 기회를 잡았다. 클루셉스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았다.

전반 중반 이후부터 손흥민의 '찬스 메이킹'이 본격 시작됐다. 전반 25분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중원의 우도지가 왼쪽 측면으로 재빠르게 쇄도하는 손흥민을 향해 전진 패스를 찔렀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까지 깊게 파고든 뒤 중앙의 사르에게 패스해 슈팅 찬스를 열여줬다. 하지만 사르가 슈팅 대신 오른쪽의 클루셉스키에게 패스했다. 클루셉스키는 바로 논스톱 슛을 때렸지만 오나나 골키퍼가 몸을 날려 잡아냈다.

손흥민의 찬스 메이킹은 계속됐다. 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골문으로 파고드는 사르에게 절묘한 전진 패스를 찔러줬다. 사르가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또 다시 오나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손흥민의 어시스트 기회가 또 무산됐다. 전반 40분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드리블하며 수비수들 시선을 모은 뒤 뒤에서 기다리던 포로에게 내줬다. 포로가 쇄도하며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상단을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클루셉스키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페널티박스 안까지 파고든 뒤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했다. 공은 맨유 센터백 마르티네스를 맞고 굴절됐다. 쇄도하던 사르가 바로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슈팅하는 데스티니 우도지(오른쪽). /AFPBBNews=뉴스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프리킥을 막는 토트넘 선수들. /AFPBBNews=뉴스1
페드로 포로(왼쪽)와 파페 사르.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찬스 메이킹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7분 박스 오른편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우도지에게 전진 패스를 찔렀다. 우도지가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오나나 골키퍼에 막혔다.

손흥민의 첫 슈팅이 터졌다. 후반 16분 박스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며 수비를 흔든 뒤 슈팅을 때렸지만 발을 뻗은 쇼의 발에 맞고 아웃됐다.

후반 막판 토트넘이 추가골을 뽑아내며 2-0으로 점수를 벌렸다. 후반 38분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데이비스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데이비스의 슈팅이 빗맞았지만 마르티네스가 걷어내려고 뻗은 발에 맞아 방향이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토트넘은 경기 종료까지 맨유에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며 2-0으로 경기를 마쳤다.

카세미루(왼쪽)와 마노르 솔로몬. /AFPBBNews=뉴스1
메이슨 마운트(왼쪽)와 이브 비수마. /AFPBBNews=뉴스1
마노르 솔로몬(왼쪽)과 루크쇼. /AFPBBNews=뉴스1
이날 토트넘은 점유율에서 55.9%-44.1%로 앞섰고 볼 터치(712-612), 패스(501-398)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슈팅 수에선 17-22로 밀렸지만 유효슛은 6개로 같았다. 결국 골 결정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경기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1를 부여했다. 양 팀 통틀어 손흥민보다 평점이 높은 선수는 사르(8.5)뿐이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히샬리송은 팀내 최저 평점인 5.7를 받았다. 히샬리송도 6.9에 그쳤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70를 줬다. 사르(7.89)와 비카리오(7.75)에 이어 팀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매디슨. /AFPBBNews=뉴스1
손흥민(아래)이 몸 싸움 중 넘어진 모습. /AFPBBNews=뉴스1
현지 언론의 호평도 쏟아졌다. 영국 '풋볼 런던'은 이날 손흥민에게 평점 7를 주며 "왼쪽 측면에서 모든 경험을 활용해 맨유의 수비진을 끌어냈다. 우도지, 매디슨과 좋은 연계를 펼쳤다"고 호평했다. 사르가 평점 9로 가장 높았고, 매디슨과 비수마가 각각 8점을 받았다.

영국 '90MIN'은 "오랜 시간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한 손흥민이 회복 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전보다 빠르고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동료들에게 훌륭한 패스를 찔러줬다"고 전했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도 "손흥민은 맨유를 잘 압박했다. 영리한 패스로 사르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안쪽으로 쇄도하는 움직임도 날카로웠다"고 칭찬했다.

로이터 통신은 "손흥민은 맹활약을 펼치며 파트너 케인을 잃은 충격을 떨쳐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적생 제임스 매디슨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또 다시 두각을 나타냈다. 20세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지는 진정한 유망주임을 증명했다. 이브 비수마와 페페 사르는 중원을 장악했다"고 여러 토트넘 선수들을 칭찬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엔제 포스테코글루(왼쪽)과 파페 사르. /AFPBBNews=뉴스1
영국 '풋볼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이 전반전에 긴장한 모습이 있었지만 경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아 다행이었다. 맨유가 우리의 공격을 쉽게 허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토트넘의 선발 선수 중 손흥민의 나이가 가장 많았고 5명이 23세 이하였다. 토트넘은 젊은 팀으로 변화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20대 초반의 여러 선수가 뛰었다. 우리는 젊은 팀이고 전반 막판서부터 긍정적인 모습이 보였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하프타임에 선수들을 격려했고 후반전에 선수들의 플레이는 훌륭했다. 좋은 에너지로 맨유와 싸웠다. 훌륭한 골을 넣은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수비도 좋았고 비카리오 골키퍼도 멋진 선방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NBC스포츠는 손흥민의 활약을 칭찬하며 그의 인터뷰를 다뤘다. 매체는 "토트넘의 팬들이 승리뿐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과 방식에도 만족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만들어가는 축구에 긍정적이고 만족하는 분위기다"라며 "손흥민은 케인이 떠난 토트넘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먼저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찬 소감으로 "특별하고 놀라운 감정이다"라며 "분명 오늘 승리가 이를 훨씬 더 특별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놀라운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 덕이다. 행복하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경기를 즐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시즌 두 번째 경기를 마쳤을 뿐이다. 계속 발전하도록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전히 완벽한 축구를 하길 원한다. 선수들도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승리에 너무 도취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히샬리송(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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