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8번' 안정감의 대명사였는데…부상 여파? '선발 0승+ERA 5.92' 스나이퍼가 이상하다 [SC포커스]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4회말 롯데 이인복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7.29/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9승9패 평균자책점 4.19. 26경기(선발 23) 126⅔이닝,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8번.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32)의 성적이다. 2021년 후반기 선발로 깜짝 발탁돼 팀의 승리요정으로 자리잡으며 대반격을 이끌었고, 2022년에는 데뷔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인상적인 성적을 냈다.

5선발에 대한 사령탑들의 기대치는 '5이닝 3실점만 해주면 업고 다닌다'로 요약된다. 그런데 이인복은 5이닝을 넘어 퀄리티스타트를 8번이나 해냈고, 타 팀 1~3선발과 맞붙어도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우리 팀에는 '스나이퍼'가 있다"고 칭찬했던 이유다.

오프시즌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시즌 전만 해도 박세웅 나균안의 뒤를 받칠 5선발이 유력했다. 복귀 직후 '40억 FA' 한현희를 불펜으로 돌리고 이인복이 선발로 낙점받았을 정도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투구하고 있는 이인복.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7.09/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올시즌 5차례 선발 등판에서 5이닝을 넘긴 것도 단 1번 뿐, 이마저도 퀄리티스타트에는 실패했다. 구원승으로 1승을 올렸을 뿐, 선발로는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6.20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부진을 거듭했다.

원래 구위보다는 맞혀잡는 능력이 좋은 투수지만, 올시즌 들어 특히 고전 중이다.

장점인 커맨드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수술 이후 체감 구위가 하락했다는 평. 햇수로 선발 3년차를 맞이해 타 팀의 분석에 직면했을 수도 있다. 지난해 대비 9이닝당 볼넷(2.13→2.59)은 큰 변화가 없지만, 9이닝당 삼진(5.04→3.33), 이닝당 투구수(16→19.3개)가 큰 폭으로 악화됐다.

8월4일 1군에서 말소, 2주간의 휴식을 취한 뒤 지난 18일 다시 콜업됐다. 하지만 지난 19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나균안의 뒤를 이어 등판, 키움 김동헌에 홈런을 허용한데 이어 3타자 연속 안타까지 내주며 ⅓이닝 4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는 롯데 선발 이인복.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7.23/

이인복의 회복 여부가 롯데에 특히 중요한 이유는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리기 때문. 롯데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박세웅 나균안, 2명의 선발투수가 선발됐다. 이들은 9월말 국가대표팀 소집 후 10월 초순 결승전을 마친 뒤 팀에 복귀할 전망. 자칫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의 순위싸움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 시간이다.

당초 이인복 한현희 등이 공백을 메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로선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롯데로선 두 선수의 부활이 간절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