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축제'서 '다나카 축하쇼'라니···"장군님 노하신다"

[서울경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구국 정신을 기리는 '명량대첩축제'가 때아닌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20일 '2023명량대첩축제' 공식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공지글에 따르면 오는 9월8일 오후 9시 다나카 유키오(코미디언 김경욱)가 축제 특별 축하쇼 무대에 오른다.

특히 공지글에는 "명량! 축하쇼에서 함께 즐길 준비 되어있으므니까"라며 일본어 발음을 차용한 한글 표기로 작성된 부분이 있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게시글에는 "명량대첩축제에 일본인 콘셉트 연예인을 기획한 사람과 이러한 기획을 승인한 사람들 한국인 맞습니까?", "이순신 장군님이 노하셔서 벌떡 일어나시겠네요! 진짜 부끄럽습니다"라는 등의 비판 댓글이 수백 건 달렸다.

이러한 반응은 한국인 코미디언 김경욱이 부캐(게임용어-부 캐릭터)로 삼아 연기하는 '다나카 유키오'가 일본 유흥업소 남자 종사자 호스트 캐릭터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동안 보여준 다나카라는 캐릭터의 머리모양부터 의상 스타일 등이 왜색이 짙다는 점에서 명량대첩축제 게스트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문제는 축제 주최 측의 태도다. 비판 여론에도 축제를 주최하는 전남도·해남군·진도군과 주관하는 (재)명량대첩기념사업회 측은 이에 대한 정확한 기획 의도를 공지하거나 해명하지 않았다. 다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다나카 관련 축제 홍보 게시글은 삭제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누리꾼들은 신성한 축제에 '노이즈 마케팅'을 노렸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명량대첩축제는 1597년 조선 수군과 전라도민이 일본 수군에 맞서 대승을 거둔 세계 해전사에서 빛나는 전승을 기념하는 호국 역사·문화축제다. 오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울돌목이 위치한 전남 해남군 우수영관광지와 진도군 녹지관광지 일원에서 개최된다.

지난해에는 '2022 울돌목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를 주제로 첫 미디어 해전 재현과 드론쇼 등 공감콘텐츠를 통해 15만여 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글로벌 축제로의 성장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