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무제한 탑승권’ 나온다…9배 증가 외국인 승객 대응 1일권·3일권 검토 중

1일권 5600원, 3일권 1만1800원
서울 모든 노선···일반 시민도 사용
서울교통공사, 하반기 발행 계획

지난달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해진 기간 서울 지하철에 무제한 승차할 수 있는 단기이용권이 발매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상 회복으로 급증한 외국인 여행객의 교통 편의를 위해 1일권과 3일권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모든 지하철 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 ‘또타 GO’(가칭)를 하반기 발행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1일권은 5600원, 3일권은 1일권 대비 30% 할인된 1만1800원이다. 기간 내에는 횟수 제한 없이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36.8%가 4~7일 정도 체류하는 점을 고려해 1일과 3일 단위 승차권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단기승차권은 외국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사용할 수 있다. 공사 측은 연간 38만명 정도가 이용권을 구매할 것으로 전망돼 수입이 약 40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개인적 여행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로 제안된 정책”이라며 “올해 외국인 수송 인원이 대폭 늘었고 관광객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하반기 여러 편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하철 외국인 수송 인원은 지난해 상반기 하루 평균 1275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1만2729명으로 9배가량 늘었다.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되면서 외국인의 지하철 이용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관광객의 의사소통과 이동 편의를 위한 시스템도 마련된다.

오는 11월 명동역에는 역 직원이 외국어를 하는 승객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통역용 투명창이 설치된다. 각자 자국어로 말한 내용이 자동 번역돼 투명창에 표시되는 통역 방식이다. 내년에는 서울역·이태원 등 서울 시내 외국인 이용이 많은 5개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 태국 등 13개국의 언어가 서비스된다.

공항과 숙소, 관광지 등 승객이 원하는 곳까지 짐을 배송 또는 보관해 주는 T-Luggage 서비스는 서비스가 지난 5월 서울 시내 4개 지하철 역사에서 시작됐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지난 5월부터 명동역을 비롯한 서울 4개 지하철역에서는 공항·숙소·관광지 등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짐을 배송(보관)해 주는 서비스가 도입됐다. 외국인 여행객이 하루 6~7시간씩 짐을 가지고 다닌다는 점에 착안해 지하철 공간을 활용한 생활 물류 사업으로 공사 측이 시작한 사업이다.

3개월간 이용 건수는 총 937건으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성수기에는 평소 2배 수준으로 이용량이 늘었다고 한다. 공사는 향후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거점역 중심으로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3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대거 서울을 찾고 있다”며 “이용 수단과 언어 소통, 짐 보관 등 여러 부문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지하철을 활용한 정책들을 적극 발굴했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