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 사망에 ‘애도 물결’…범인 신상공개 될까

교사였던 피해자, 출근중 참변
경찰, 강간등살인 혐의로 수사
신상공개‧사이코패스 여부 검토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사망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인 A씨가 방학 중 교직원 연수와 관련해 출근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40분께 신림동의 한 야산 둘레길 등산로에서 최모(30)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의식불명 상태에 놓였다가 19일 오후 사망했다.

A씨가 사망하면서 경찰은 최씨를 당초 구속영장에 적용한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상해’ 대신 강간등살인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최씨는 일면식도 없는 A씨를 등산로에서 뒤따라간 뒤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 당시 금속 재질의 흉기인 너클을 양손에 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술을 마셨거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다.

경찰은 21일 A씨의 시신을 부검하고 구체적인 사인 규명에 나선다. 또 최씨가 “성폭행이 목적이었고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살인 고의성’ 입증에 주력할 계획이다. 경찰은 살해할 의도가 있었는지를 비롯해, 흉기를 끼고 범행을 저지르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고도 폭행했는지 조사한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쾌유를 빌었던 누리꾼들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에는 “그저 안타깝고 화난다” “강력한 처벌로 피해자를 편히 쉬게 해야한다” “하늘나라에서 부디 아프지 마시길” “너무 화나서 눈물만 난다” 등의 의견이 게재됐다.

특히 평소 성실했던 A씨가 교내에서 예정된 업무 연수를 위해 운동 삼아 등산로를 통해 출근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와 관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빈소를 찾아 “유족 말씀을 들으니 어느 정도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청 소속 노무사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무상 재해가 인정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건의 잔인성에 최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19일 발부된 만큼 이번 주 신상공개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위원회를 열고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구속영장 발부 후 1~3일 정도 검토를 거쳐 위원회를 여는데, 사건의 잔인성을 고려하면 이번주 신상공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