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원예’로 발트해 푸르게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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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 항구도시인 킬에 있는 게오마르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이하 게오마르)는 기후변화에 맞서 '시스토어 해초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게오마르의 해양과학자들과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의 스쿠버다이버들은 2023년 7월 합동으로 해초 복원 실험을 했다.
발트해 해초 계획을 주도하는 게오마르의 연구원인 앤절라 스티븐슨(39) 박사는 지난 몇 년간 실험에서 새싹이 씨앗보다 복원에 더 효과적임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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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 항구도시인 킬에 있는 게오마르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이하 게오마르)는 기후변화에 맞서 ‘시스토어 해초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게오마르의 해양과학자들과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의 스쿠버다이버들은 2023년 7월 합동으로 해초 복원 실험을 했다. 복원 과정은 섬세하다. 우선 스쿠버다이버들이 킬의 바닷속에서 해초 새싹을 조심스럽게 캐낸다. 육지로 돌아와 해초 새싹을 냉각상자에 보관한다. 다음날 스쿠버다이버들은 새싹을 갖고 바다로 들어가, 예전에는 해초 초원을 이뤘지만 지금은 불모지가 된 곳에 다시 심는다.
이들의 목표는 지역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해초 초원 복원 활동을 할 수 있는 작업 방식을 개발하는 것이다. 스쿠버다이버를 파견하고 장비 제공과 안전을 담당하는 시셰퍼드 회원인 리 버포던(21·수의사)은 “이건 마치 수중 원예와 같다. 모든 사람이 환경보호에 나서야 한다. 환경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발트해 해초 계획을 주도하는 게오마르의 연구원인 앤절라 스티븐슨(39) 박사는 지난 몇 년간 실험에서 새싹이 씨앗보다 복원에 더 효과적임을 발견했다. “우리 목표는 이 프로젝트를 확장해 발트해를 다시 푸르게 하는 것”이라고 스티븐슨은 말한다. 어릴 때 발트해에서 다이빙한 경험이 있는 자원봉사자 마르탱 랑페(52)는 발트해가 너무 많이 변했다며 “이번 활동은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잠수부와 시민자원봉사자는 2023년 7월 주말 동안에만 약 2500개의 해초를 심었다.
이들이 복원 노력을 하는 해초는 우리말로 ‘잘피’라고 하는데 해수에 완전히 잠겨서 자라는 속씨식물을 통칭한다. 잘피는 광합성 기능이 뛰어나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제공해 연안 생태계 유지에 큰 구실을 한다. 잘피 숲의 탄소 흡수량이 육지 숲보다 단위면적당 두 배가 넘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해수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지가 돼주며, 육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빠르게 흡수 제거하고 적조 같은 환경재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수질 악화로 지난 백 년 동안 급격히 서식 면적이 줄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피 복원과 보전지역 확대를 위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탄소제거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자연적인 탄소저장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하는 게 훨씬 낫다”고 스티븐슨은 말했다. 지금처럼 수작업으로 한다면 독일 해안을 따라 발트해에서 유실된 해초를 복구하기 위해 다이버 50만 명이 하루에 12시간씩 1년 동안 새싹을 심어야 할 것이라고 스티븐슨은 추정했다.
사진 로이터(REUTERS), 글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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