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 빼고 아파트 사업 완료? 지자체 소송했지만…

대법 "시설없는 부지의 지자체 무상귀속 불가"
천안시, 2심까진 승소했지만 대법서 원심 파기

사업자가 주택법상 아파트를 건설할 때 공공시설을 짓기로 했지만 이를 제외한 채 사업을 완료해 지방자치단체가 소송을 했지만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천안시가 A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A사는 공공도로와 녹지, 공원 등 공공시설을 개설·조성하는 내용을 넣어 2004년 5월 천안시로부터 3개 단지 규모 아파트를 짓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A사는 아파트만 완공해 2007년 9월 동별 사용검사를 받았고, 공공시설은 끝내 짓지 못한 상태로 사업을 중단했다.

이에 천안시는 A사, A사와 신탁계약을 맺은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상대로 공공시설물 부지의 소유권을 달라며 2017년 3월 소송을 제기했다.

국토계획법에 따라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과 그 토지는 준공검사를 받고 나면 그 시설을 관리할 관리청에 무상으로 귀속된다.

재판의 쟁점은 완공되지 않아 준공검사를 받지 못한 상황에도 이 조항을 적용해 공공시설물 부지를 지자체 또는 관리청에 무상귀속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1·2심 법원은 해당 부지가 천안시에 무상귀속되며 A사는 소유권을 넘겨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조항을 엄격히 해석해 무상귀속이 불가하다고 판결했다. 사업 주체가 공공시설을 설치해 준공검사를 받고 완료한 경우에 해당 시설과 토지가 관리청에 귀속된다고 본 것.

천안시는 주위적 청구로 '무상귀속에 따른 소유권 이전'을,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예비적으로 '사업계획 승인 시 체결한 기부채납 약정에 따른 소유권 이전'을 주장했는데 1·2심 법원은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예비적 청구를 따로 심리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천안시의 예비적 청구를 추가 심리해 다시 재판하라며 지난달 27일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