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쉬니까 150㎞ 강속구 회복… 최지민의 마지막 스퍼트, KIA 5강과 AG 모두 잡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2년 차 좌완 최지민(20)은 KIA뿐만 아니라 KBO리그를 통틀어도 ‘올해의 발견’ 후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군에서 몸을 만들고 투구 메커니즘을 정비하고 있었던 이 좌완은 이제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좌완 셋업맨 중 하나로 거듭났다.
기록과 아시안게임 발탁이 이를 증명한다. 최지민은 시즌 46경기에서 49이닝을 던지며 4승3패3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210으로 낮고, 불펜 투수들에게 더 중요한 피장타율(.299)에서도 대단히 좋은 수치를 뽑아내고 있다. 결국 그 구위를 인정받아 오는 9월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을 발탁되는 극적인 영광도 만들어냈다.
최지민이 1년, 아니 불과 6개월 만에 확 달라진 투수가 될 수 있었던 건 좋은 자질에 힘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선발로 뛰었던 최지민은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대다수 시속 140㎞ 초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2군에서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고 밸런스를 손 본 결과 올해는 150㎞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됐다.
최지민의 올해 성적은 이런 강속구를 발판으로 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변화구가 다양하지는 않지만 150㎞에 육박하는 포심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와 파울을 많이 만들어낸 뒤 이후 높낮이를 조절한 포심이나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를 돌려세우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으로는 하나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제구력이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기에 포심 구위가 떨어지면 그 자체가 성적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걱정한 건 최지민의 시즌 초반 투구 이닝이었다. 겨울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질롱코리아에서 공을 던진 최지민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힘이 있지만, 잦은 등판 속에 갈수록 구위가 떨어질 것이 우려됐다. 또한 최지민의 투구 폼에도 집중했다. 투구 폼이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었다. 체력이 떨어지면 그 투구 폼이 무너지고 자칫 부상 위험도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6월부터 최지민의 성적은 하락세를 탔다. 포심 구속은 유지했지만 밸런스가 자주 흔들리며 볼넷 비율이 높아진 것이다. 7월 들어서는 포심 구속도 떨어졌다. KBO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7월 6일 인천 SSG전에서 150㎞ 이상의 공을 던진 뒤 최지민의 최고 구속과 평균 구속이 모두 본격적으로 감이 잡히기 이전인 4월 초반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8월 12일 사직 롯데전 최고 구속은 148.7㎞, 평균은 147.6㎞로 한창 좋을 때만 못했다.
그런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등판 주기가 길어지고 휴식이 많아지면서 최지민의 구속도 다시 오름세를 그리고 있다. 19일 대구 삼성전에 1점 리드를 지키기 위해 7회 등판한 최지민은 최고 150.9㎞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전체 8개의 패스트볼 중 150㎞가 넘은 공은 3구였다.
최지민은 4월 10경기에서 12⅓이닝, 5월 11경기에서 13이닝, 6월 11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졌다. 7월에는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투구 이닝은 7⅓이닝으로 줄었고, 8월에는 19일 경기 전까지 4이닝만 던지고 있었다. 이 기간 최고 구속과 견줘볼 때, 100% 원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적절한 휴식이 구속 회복에는 도움이 됐다는 추론은 가능해 보인다.
적절한 관리와 활용만 있다면 최지민의 위력은 더 좋아지지는 못하더라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5강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고, 그래서 매 경기 승리가 소중한 KIA로서는 정상적인 최지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또한 최지민의 정상 가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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