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ERA 5.67' 1이닝도 버거운 SSG 불펜, 대안이 없어 더 답답하다
SSG는 19일(한국시간)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LG에 2-11로 패했다. 이로써 SSG는 2020년 7연패(9월 17일~9월 24일) 이후 약 3년 만에 5연패를 당하면서 55승 1무 46패로 같은 날 한화 이글스에 5-4로 승리한 KT 위즈(57승 2무 46패)에 2위 자리를 내줬다. 5월 19일 이후 딱 3달 만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5연패 과정이 정말 좋지 않았다. 18일 커크 맥카티만이 6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을 뿐, 선발 투수들이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하면서 매번 끌려가는 경기가 반복됐다.
더 심각한 것은 불펜이었다. 5연패 기간 SSG 타선은 기예르모 에레디아라는 핵심 타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평균 4득점을 했지만, 추격할 만하면 불펜 투수들이 경기를 터트렸다. 그동안 SSG는 문승원(34)-노경은(39)-고효준(40)-서진용(31)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젠 그들마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전반기 저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서진용은 37경기 1승 무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1.45로 철벽은 아니지만, 노블론 마무리로 맹위를 떨쳤다. 고효준은 38경기 3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6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노경은과 문승원은 그 중간에서 어느 상황이든 등판하며 39경기 6승 3패 18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95, 2승 3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5로 마당쇠 역할을 했다. 이들이 주축이 된 평균자책점 3.34(리그 3위)의 불펜 덕분에 전반기 SSG는 선두 경쟁을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후반기 들어 고효준은 14경기 평균자책점 8.31, 문승원은 6.43으로 난타당했고 2.87의 노경은과 1.64의 서진용도 불안한 피칭을 이어갔다. 8월초 돌아온 또 다른 필승조 최민준이 초반 힘이 됐으나, 그마저도 18일 LG전에서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2⅔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 결과 후반기 SSG 불펜 평균자책점은 5.67로 리그 8위다.
앞으로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욱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평균 나이 36세의 필승조가 언제까지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전반기부터 꾸준히 이들을 대신할 젊은 불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신인들의 성장은 지지부진했고 퓨처스리그에서 잘 던지고 올라온 선수들조차 1이닝도 채 버티지 못했다.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신헌민은 8회 ⅔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한 경기 만에 2군행을 통보받았고, 18, 19일 인천 LG전에서의 이로운, 임준섭도 마찬가지였다.
사령탑은 아쉬운 마음에 포수들에게도 S.O.S를 청했다. 주전 포수 김민식에는 "머리를 식힐 때도 됐다"며 2군행을 통보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내가 코치할 때부터 항상 포수들에게 부탁하는 부분이 1군을 왔다 갔다 하는 어린 선수들이 콜업됐을 때, 이 선수들이 1이닝이라도 막을 수 있는 리드를 해줘야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점수 차와 상관 없이 너무 변화구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그 선수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게 해서 타자를 잡아야 한다. 그냥 빨리 끝내려는 생각에 볼 배합을 하면 투수가 힘들다. 결국 그 투수는 2군에서 열심히 성과를 내서 콜업된 것인데 하루 만에 내려간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포수가 바뀌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이틀간 선발 포수가 바뀌어도 계속해서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LG 마운드와 대비됐다. 결국 투수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다. SSG도 이제 투수 육성을 한 번쯤 돌아볼 시기가 왔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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