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美 뿜뿜' 손흥민, 활짝 웃으며 '신입생' 반 더 벤과 포옹→"환상적인 에너지" 팬들에게 고마움까지 표현

한유철 기자 2023. 8. 20. 10: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Last Word On Spurs
사진=Last Word On Spurs

[포포투=한유철]


이제는 '캡틴' 손흥민. 듬직한 모습이 눈에 띈다.


토트넘 훗스퍼는 20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첫 승을 거머쥐게 됐다.


1라운드 때 치러졌던 첼시-리버풀전에 이어 2라운드 최대 빅매치였다.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순 없었지만, 맨유의 근소 우위가 예상됐다.


두 팀의 최근 상황이 달랐기 때문. 토트넘은 '에이스' 해리 케인도 잃은 데다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아직까지 확실한 전술을 구축하지 못했다.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익히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했다. 또한 지난 개막전에서도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다. 반면 맨유는 승리를 기록했다. 물론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공세에 힘겨운 승리를 기록했지만, 승점 3점을 획득했다는 것이 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두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토트넘은 히샬리송, 쿨루셉스키, 손흥민, 메디슨, 사르, 비수마, 포로, 반 더 벤, 로메로, 우도지가 선발로 나섰고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맨유는 래쉬포드, 안토니, 브루노, 가르나초, 카세미루, 마운트, 완-비사카, 바란, 리산드로, 쇼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오나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 경기에도 토트넘의 주장 완장은 손흥민이 찼다. 본래 토트넘의 캡틴이었던 케인이 이번 여름 팀을 떠나며 그 뒤를 손흥민이 잇게 됐다. 지난 개막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 만큼, 이번엔 절치부심한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이른 시간, 토트넘이 먼저 맨유를 위협했다. 전반 1분 쿨루셉스키가 오른쪽에서 돌파에 성공한 이후 반대편에 있는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보냈고, 손흥민이 곧바로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임팩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이 위로 떴다. 맨유가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3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뒤 안토니가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안토니의 슈팅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맨유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전반 13분 안토니가 드리블을 통해 수비의 시선을 끈 후, 침투하는 래쉬포드를 향해 패스를 건넸고 래쉬포드가 파 포스트 쪽으로 정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에 막히며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공격의 물꼬를 튼 두 팀이 공세를 펼쳤다. 전반 24분 쇼가 오버래핑 이후 공을 받아 박스 끝에 있던 브루노에게 내줬고, 브루노가 직접 골문을 노려봤지만 수비에 막혔다. 토트넘은 전반 25분 손흥민이 바란을 제치고 반대편으로 패스한 공이 사르를 거쳐 쿨루셉스키에게 연결됐지만, 쿨루셉스키의 슈팅은 오나나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막바지, 토트넘이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40분 손흥민이 건넨 패스를 포로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우측 상단을 강타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사르의 크로스가 쇼에게 굴절돼 맨유의 골문으로 향했지만 아쉽게 골대에 맞고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됐다.


긴장감 속에서 시작된 후반전. '홈팀' 토트넘이 이른 시간 먼저 앞서 나갔다. 후반 4분 포로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깊은 위치까지 공을 몰고간 뒤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 패스가 리산드로에게 맞고 굴절되어 쇄도하던 사르 앞으로 향했고, 사르가 왼발 슈팅으로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허용한 맨유가 동점골을 노렸다. 후반 6분 브루노가 패스한 공을 받은 안토니가 수비를 앞에 두고 왼발로 감았지만 안토니의 슈팅은 골대에 맞고 나왔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이 빠른 역습을 통해 곧바로 공격을 전개했고 우도지의 슈팅까지 연결됐지만 오나나에게 막혔다.


'캡틴' 손흥민이 공격의 중심이 됐다. 후반 16분 측면에서 우도지와 비수마, 손흥민이 연계 끝에 손흥민이 문전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쇼의 오른발에 걸리며 코너킥이 됐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몰아쳤다. 후반 19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비수마가 침착하게 상대를 제친 뒤 골문 가까운 쪽으로 밀어 찼지만 슈팅이 옆으로 지나갔다.


양 팀의 공격이 번갈아 진행되던 상황. 후반 막바지, 토트넘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8분 손흥민이 볼 전개를 하기 위해 내려온 후, 메디슨에게 공을 연결했고 메디슨은 곧바로 페리시치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후 페리시치는 문전으로 깔리는 패스를 보냈고 이 공은 걷어내려던 리산드로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맨유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 맨유는 마지막까지 격차를 좁히고자 했다. 후반 45분 브루노가 박스 안으로 침투한 카세미루를 향해 공을 띄워 보냈고, 카세미루가 이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비카리오의 정면으로 향했다. 추가시간은 9분이 주어졌다. 토트넘도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메디슨이 박스 안에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수비에 막혔다. 그렇게 경기는 토트넘의 2-0 승리로 마무리됐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 두 팀은 화끈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기준 토트넘은 무려 17회의 슈팅, 맨유는 그보다 5회 많은 22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점유율은 토트넘이 56%로 다소 앞섰지만, 기대 득점은 맨유가 1.99로 근소 우위였다.


손흥민은 1라운드의 부진을 털었다. 이 경기에서 득점보다 플레이 메이킹에 집중한 손흥민은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했다. 마치 최근 몇 년 동안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도맡아 했던 케인의 뒤를 이은 듯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백패스가 아닌 박스 안, 혹은 인근으로 뛰어 들어오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공을 갖고 수비를 끌어내거나 직접 공을 몰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측면에서 동료들의 침투를 기다렸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상대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데스티니 우도지나 파페 사르에게 패스를 내주는 모습도 있었다.


평가도 좋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손흥민은 평점 8.1을 받았다. 팀 내 손흥민보다 높은 평점은 선제골의 주인공인 사르 뿐이었다. 기록을 보면 납득이 가능했다. 손흥민은 이날 기회 창출 4회(빅 찬스 1회), 드리블 성공 3회(5회 시도), 태클 성공 1회, 클리어링 2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5회, 지상 경합 성공 6회(9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스퍼스 플레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도중 '신입생' 반 더 벤이 합류했고 손흥민은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포옹을 하는 등 '캡틴미'를 보여줬다. 또한 그는 "정말 환상적인 에너지였다. 경기장에 6만 명의 팬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극찬했다. 이번 여름 '절친' 케인을 잃었지만, 새로운 감독 밑에서 축구의 새로운 재미를 찾은 듯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후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공을 소유하길 원하고 기회를 만들며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우리가 공을 잃는다면, 곧바로 압박을 가한다. 정말 정말 재미있다. 토트넘 팬들이 더 재미있는 축구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은 100% 이 축구를 즐기고 있다. 공격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수비수 입장은 잘 모르겠지만, 나에겐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는 것이 70미터 뒤에서 달리는 것보다 더 쉽다"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행복감을 나타냈다. 그는 "모든 감독들은 다르다. 나는 항상 그들을 존경한다. 그들이 내게 어떤 역할을 부여한다면, 그대로 이행할 것이다. 지금 나는 매우 행복하다. 공격수로서,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하게 된다면 '골'과의 거리는 좁혀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