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현대 어우러진 도심…한낮 태양만큼 뜨겁게 다가오네 [박윤정의 알로 프랑스]

2023. 8. 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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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니스
아침부터 아름답게 부서지는 파도 눈부셔
해변에 늘어선 레스토랑·카페 풍경 인상적
길거리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도 눈길 잡아
조각물로 장식된 마세나 광장 현대적 느낌
구시가지의 오래된 건물·골목길과 대조적

밤새 뒤척였다. 해변가를 달리는 오토바이 소리는 여름밤, 축제를 뒤로한 채 잠든 이들을 깨우듯 새벽을 재촉한다. 어느덧 태양은 아스팔트를 데우고 파도에 열기를 실어 보낸다.

니스 아침은 아름다운 해변의 화려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전에 부서지는 파도 물결로 눈부시다. 씻지도 않은 채 부스스한 차림으로 커피를 내려 발코니 의자에 앉는다. 오가는 차량의 시끄러운 경적 소리와 커피 향으로 잠을 깨운다. 모래사장에는 벌써 수영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준비한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부담스러운지 이른 아침부터 선베드를 챙겨 자리 잡고 누워 있다. 그들을 보니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뜨거워지기 전에 산책을 나서야지!
마세나 광장.
프롬나드 데 앙글레 산책로를 따라 해안가를 걷는다. 파란 바다와 해변을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과 카페 풍경이 인상적이다. 카페는 아침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아직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았지만 지중해 여름 일상은 시작되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길을 건너 도심으로 들어선다. 도심에는 역사적인 건물과 현대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져 있다. 골목길 따라 작은 상점과 레스토랑이 얽혀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프로방스 지방의 영향을 받은 아름다운 건축물들의 오래된 거리와 근대적인 건축물들의 현대적인 거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멋스럽다.
광장은 붉은 건물과 감각 있는 조각물들로 장식되어 있어 눈에 띄는 명소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있어 젊은이들이 모여들기도 한다.
먼저, 성당(Nice Cathedral·Cathedrale Sainte-Reparate)으로 향한다. 아침 시간,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금 더 엄숙한 분위기이지 않을까? 예술적인 장식과 아름다운 건축물 감상도 중요하지만 기도할 수 있는 고요한 분위기를 기대하며 성당 입구로 들어선다. 고딕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과 예술적인 장식이 반긴다. 나란히 기도하는 부부 뒷좌석에 앉아 십자가를 올려다본다. 성당을 벗어나 골목길을 따라 걷는다. 걸음으로 시대의 흐름을 느껴 본다. 오래된 건물들이 그들만의 이야기를 건네는 듯하다. 니스 중심 거리를 걷다 보면 굳이 이정표를 찾아 목적지를 향하지 않더라도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구시가지에서 좁고 복잡한 골목길 돌담 따라 화려하게 진열된 식자재를 구경하는 재미와 화려한 색상 간판이 눈길을 끈다.
성당(Nice Cathedral·Cathedrale Sainte-Reparate)
꽤나 넓은 공간에 열려 있는 시장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낸다. 다양한 꽃과 신선한 농산물, 지역 특산품을 구경하며 물건을 구입한다. 시내 광장과 거리는 활기로 가득하다. 길거리 예술가들의 퍼포먼스와 활기찬 시장 분위기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과일과 채소가 진열된 좌판대는 풍부한 색상으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조금 더 걸으니 베리 종류들이 그 멋을 더한다. 꽃들이 무색할 만큼 자연색을 뽐낸다.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색다른 경험을 즐긴다. 휴가를 즐기는 느긋한 사람들 틈에 시간을 나누며 상큼한 오렌지 주스를 주문한다. 느긋한 그들을 답답해하는 속마음이 들켰나 보다. 얼굴에 재촉함이 보인 듯하다. 휴가 중이라 바쁠 일 없다며 얘기 건네던 상인과 행인의 대화에 미소에 답하고 쇼핑거리로 나선다.
마르셰 시장. 다양한 꽃과 신선한 농산물, 지역 특산품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쇼핑은 시내 관광의 중요한 매력 중 하나이다. 다양한 상점, 갤러리, 백화점, 카페 등을 시내 곳곳에서 즐길 수 있다. 마세나 광장에서 현대의 번화한 분위기를 즐기고 쇼핑센터로 들어선다. 여름에 시작되는 세일 광고 문안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광장은 붉은 건물과 감각 있는 조각물들로 장식되어 있다. 눈에 띄는 명소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다양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있어 사람들이 모여든다. 바닷가라서 그런지 유독 해양 스포츠 용품들이 즐비하고 갤러리도 유난히 눈에 띈다. 미식가들을 위한 먹거리 문화와 독특한 상품들이 도시의 다양성을 보여 준다. 전통 음식부터 현대적 요리까지 모든 종류의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는 거리를 지나며 니스를 찾아오는 다양한 국적을 가늠해 본다. 길거리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맛있고 다양한 음식을 찾아 시내 골목을 기웃거린다. 시내 곳곳에 자리한 예술 갤러리와 작은 미술관들이 프랑스의 예술과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하는 듯하다.
조금 전 걸었던 구시가지 오래된 건물과 골목길들이 마치 과거로의 초대장 같았다. 광장으로 나오니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하다. 구시가지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프랑스 문화와 역사의 향수를 느끼고 이곳에서 어제와 어우러진 프랑스의 오늘을 느낄 수 있어 특별하다. 어느덧 돌아오는 해안도로에서는 파란 바다와 하늘의 만남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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