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조원 넘는 자금이탈 새마을금고...고금리 빠져 '수익성 개선'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로 지난달에만 17조원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자금이탈로 금융시장이 한 때 요동쳤지만 연 6~7%대 고금리예금 위주로 빠져나가 새마을금고의 수익성은 도리어 개선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말 1293개 금고의 상반기 실적을 합쳐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선제적으로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8조5000억원, 2조3000억원 늘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각각 3조1000억원, 3조9000억원이 감소하긴 했지만 5월과 6월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합병 소식으로 촉발된 부실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지난달 최대 규모의 자금이 이탈한 것이다. 이 자금은 대부분 은행 정기예금(12조3000억원)이나 단위 농협 등으로 이동했다. 대규모 자금 이탈에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새마을금고를 찾아 예금에 가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 현재는 뱅크런 사태가 잦아들었다. 예금자별로 5000만원 이하 예·적금은 예금자 보호된다.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결과적으로 새마을금고의 수익성엔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7월에 이탈한 자금 대부분이 연 6~7%대 고금리 예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권에서 금리경쟁이 붙었고 새마을금고에도 고금리 예금이 필요 이상으로 쏠렸다. 실제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11월에서 1월까지 석 달 동안 총 20조5000억원 급증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는 "금고마다 상황이 다양하지만 지난해 예금금리 연 6~7%대 상품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일부 금고는 순자본비율이 올라가고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새마을금고의 수신잔액은 이달에는 대폭 늘어나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고별로 정기예금 특판 영향도 없지 않지만 평균 연 4%대 금리를 적용하는 만큼 2%포인트 수준으로 수신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6월말, 12월말 기준 개별 금고 단위의 실적이 별도 공시되고 있지만 새마을금고 전체 실적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한때 평균 6%대로 치솟았지만 6월말 5%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을 연말까지 4%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다만 상반기 실적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회 관계자는 "법정부대응단과 논의를 거쳐서 이달 말에 전체 실적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공개해 실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지난 10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경영혁신위를 설치했다. 지난 18일 첫 가동한 경영혁신위는 김성렬 위원장을 포함해 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이 추천한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향후 3개월 간 경영 혁신, 건전성 관리, 경영 합리화 등을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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