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에도 굶주린 '캡틴' 손흥민 "놀라운 감정, 발전 생각해야" 기대되는 엔제호 미래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토트넘 손흥민이 20일 맨유전 팀 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2-0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잉글랜드 최고 골잡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없이도 토트넘 홋스퍼가 건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경기였다. '새 주장' 손흥민(31)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고 엔제 포스테코글루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홈경기에서 파페 사르와 벤 데이비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1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서 2-2로 비겼던 토트넘은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식전 첫 승을 맨유를 상대로 기분 좋게 장식했다.

경기 전 팬들에게 손인사를 해주고 있는 손흥민(오른쪽).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드리블 돌파를 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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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캡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행복하다, 포스테코글루도 만족한 맨유전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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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스포츠는 "케인은 떠났고 손흥민과 구단은 스퍼스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로 결심했다"며 손흥민의 인터뷰를 전했다. 손흥민은 주장이 된 소감을 묻자 "특별하고 놀라운 감정"이라며 "분명히 이 결과가 훨씬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놀라운 경기력을 뽐낸 선수들 덕이다.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NBC스포츠는 "토트넘의 팬들도 승리뿐 아니라 포스테코글루호의 경기 방식에 매우 만족했다. 새 감독이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만족감과 낙관주의의 흐름이 있다"며 "토트넘은 특히 후반에 팬들의 응원에 맞춰 더 활발히 움직였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봐라. 모두 우리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도 즐기고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다만 아직 시즌 2번째 경기일 뿐이다. 여전히 발전할 수 있도록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리에 기뻐하는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AFPBBNews=뉴스1

경기 후 손흥민(왼쪽)이 매디슨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어 "감독님은 여전히 완벽한 축구와 그것에 어떻게 적응하기를 원하는지 설명하고 싶어 한다"며 "선수들은 모두 알고 있다. 또 앞으로 너무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기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경기 후 "전반전에 약간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공을 빨리 움직이지 않고 내보냈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맨유가 그들에게 생소한 것처럼 일부는 EPL이 새롭다"며 "전반전이 끝날 무렵엔 조금 진정된 요소를 보았다. 공을 조금 더 빨리 움직였고 그것이 그들에게 격려를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진정하라는 것이 하프타임의 메시지였다. 우리는 압박을 통해 경기를 풀어갔고 우리가 움직임의 템포를 유지하는 한 그들을 지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은 훌륭했고 후반전 대부분을 지배했다. 약간 수비적으로 해야했지만 비카리오는 몇 번의 훌륭한 선방을 했고 이상적으로는 보고 싶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은 그에게 자신감을 줬기에 매우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호평을 받은 골키퍼 비카리오. /AFPBBNews=뉴스1

손흥민이 관중들의 환호에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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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상대 완벽한 경기력, '조력자' 손흥민... 새 토트넘에서의 변화를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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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히샬리송을 배치하고 손흥민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좌우측 날개에 자리를 잡았다.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로 중원을 구성했다. 포백은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판 더 벤, 데스티니 우도지가, 골문은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마커스 래시포드를 중심으로 그 뒤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브루노 페르난데스, 안토니를 배치했다. 3선에선 메이슨 마운트와 카세미루가 전방을 지원했고 루크 쇼,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애론 완비사카가 백4를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안드레 오나나가 꼈다.

전반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점유율은 55.9%-44.1%로 앞섰고 볼 터치(712-612), 패스(501-398)에서도 모두 앞섰다. 슈팅 수에선 17-22로 밀렸으나 유효슛은 6개로 같았고 가장 중요한 결정력에서 차이를 보였다.

공을 지켜내고 있는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경기 중 스프린트를 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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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단짝' 케인이 떠나며 주장 완장을 차게 된 손흥민은 선발로 나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을 진두지휘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던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교체아웃된 후반 중반부터는 최전방에서 '손톱'으로 뛰었다.

손흥민이 경기 시작 40초 만에 기회를 잡았다. 클루셉스키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은 게 아쉬웠다.

손흥민은 해결사보단 조력자로서 더 집중했다. 전반 25분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중원의 우도지가 왼쪽 측면으로 재빠르게 쇄도하는 손흥민을 향해 전진 패스를 찔렀고 손흥민은 왼쪽 측면까지 깊게 파고든 뒤 중앙의 사르에게 패스해 슈팅 찬스를 전달했다. 사르는 슛 대신 오른쪽에 비어 있는 클루셉스키에게 패스했지만 논스톱 슛이 상대 골키퍼 오나나에게 막혔다.

손흥민은 전반 30분에도 왼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향하는 사르에게 예리한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다. 사르는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오나나의 선방에 고개를 떨궜다.

상대 수비수와 뒤엉켜 넘어진 손흥민(왼쪽). /AFPBBNews=뉴스1

파페 사르(오른쪽)가 득점 후 페드로 포로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어시스트 기회가 또 무산됐다. 전반 40분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드리블하며 수비수들 시선을 모은 뒤 뒤에서 기다리던 포로에게 내줬다. 포로가 쇄도하며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상단을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4분 선제골을 뽑았다. 클루셉스키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페널티박스 안까지 파고든 뒤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했고 맨유 센터백 마르티네스를 맞고 굴절된 공을 사르가 왼발 논스톱 슛으로 밀어넣었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서가고 있는 후반에도 직접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찬스를 만드는 데 더 집중했다. 후반 7분 박스 오른편에서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우도지에게 전진 패스를 찔렀다. 우도지의 왼발슛은 다시 한 번 골키퍼 오나나에 막혔다.

후반 16분에서야 손흥민의 첫 슛이 나왔다. 페널티 박스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며 수비를 흔든 뒤 슈팅을 날렸다. 아쉽게도 발을 뻗은 쇼에 걸려 골대로 향하지 못했다.

후반 38분 추가골까지 더해 맨유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데이비스가 왼발 슈팅했다. 빗맞은 공을 마르티네스가 걷어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경기 전 몸을 푸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경기 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손흥민(오른쪽).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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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퍼스트' 주장의 품격, 골 없어도 평점 2위... 주장은 여전히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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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은 단 한 차례뿐이었지만 주장으로서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에 더 집중하며 개인보다 '팀 퍼스트' 정신을 경기 내내 실천했다. 키패스는 양 팀 최다인 4개나 기록했고 특유의 드리블 능력도 살아났다. 5회 시도 중 3회 성공시켰다.

경기 통계 전문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팀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1를 부여했다. 양 팀 통틀어 손흥민보다 평점이 높은 선수는 결승골의 주인공 사르(8.5)뿐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히샬리송은 팀내 최저 평점인 5.7를 받았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70를 줬다. 사르(7.89)와 비카리오(7.75)에 이어 팀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현지 언론의 호평도 쏟아졌다. 영국 풋볼 런던은 이날 손흥민에게 평점 7를 부여하며 "왼쪽 측면에서 모든 경험을 활용해 맨유 수비진을 끌어냈다. 우도지, 매디슨과 좋은 연계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사르가 평점 9로 가장 높았고, 매디슨과 비수마가 각각 8점을 받았다.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손흥민(오른쪽)이 매디슨과 함께 환히 웃고 있다. /AFPBBNews=뉴스1

손흥민은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 증상을 나타냈음에도 팀을 위해 참고 뛰었다. 경기력이 완전할 수 없었다. 영국 매체 90MIN은 이 부분과 관련해 "오랜 시간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한 손흥민이 회복 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전보다 빠르고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동료들에게 훌륭한 패스를 찔러줬다"고 호평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도 "손흥민은 맨유를 잘 압박했다. 영리한 패스로 사르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안쪽으로 쇄도하는 움직임도 날카로웠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감독의 생각을 이해하고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등 중간에서 가교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모두가 똘똘 뭉치고 있다. 이는 매우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분명히 감독님이 이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고 경기력을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향상되기를 원한다. 그는 선수들의 발전에 매우 굶주려 있다. 이는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 또한 감독과 같은 생각이다. 발전에 굶주려 있다. 그는 "분명히 엄청난 결과이기에 선수들이 (감독의 말에) 귀기울여야 한다"며 "더 나은 팀이 되기를 원한다면 이 결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발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이건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향상을 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팀 득점에 함께 얼싸안고 기뻐하는 토트넘 선수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팀 승리 후 팬들에게 박수로 화답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SNS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