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민원 5년간 425건…불만 · 정확도 개선요구 44% 차지
기후변화로 들쑥날쑥한 날씨에 일기예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예보 정확도 향상과 함께 예보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 강화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기상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일기예보 관련 민원은 425건입니다.
이 가운데 44%인 189건이 예보에 불만을 표하거나 정확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민원이었습니다.
민원 건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9년 86건, 2020년 111건, 2021년 60건, 2022년 82건이고 올해는 7월까지 86건입니다.
2020년과 올해 유달리 민원이 많은데 '비가 오는지'를 맞췄는지에 따라 예보 정확도에 대한 인식이 갈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020년과 올해 모두 일기예보 관련 민원이 폭증하는 여름철 기록적 장마를 겪었습니다.
증감을 반복하는 민원 건수와 달리 예보 정확도는 최근 일정치를 유지 중입니다.
기상청과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 단기예보 강수유무정확도는 2019년 92.7%, 2020년 91.4%, 2021년 90.9%, 2022년 92.4%입니다.
강수유무정확도는 전체 경우 대비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한 뒤 실제 비가 온 경우'와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보한 뒤 실제 비가 안 온 경우'의 비율입니다.
올해는 6월까지 월별로 3월이 96.7%로 강수유무정확도가 가장 높았고 장마가 시작한 6월이 89.4%로 제일 낮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연간 강수일이 105일 정도로 '비가 안 온다'라고만 예보해도 정확도가 70%는 나옵니다.
이 점을 고려해 활용되는 지표가 '강수예보적중률'입니다.
강수예보적중률은 강수유무정확도와 '강수맞힘률'을 반씩 반영한 지표입니다.
강수맞힘률은 쉽게 말해 '비가 온다는 예보가 맞은 비율'입니다.
이 값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0.65와 0.64였고 올해는 1월 0.78이 최고치이고 6월 0.69가 최저치입니다.
연도별 강수예보적중률은 2019년 81.4%, 2020년 80.3%, 2021년 78.0%, 2022년 78.4% 등 80%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환경이 다른 타국과 비교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일본 기상청에 견주면 2019년 기준으로 강수유무정확도는 한국 기상청이 7.5% 포인트 높고 강수맞힘률은 0.6% 포인트 낮습니다.
호우가 내리기 전 호우특보를 얼마나 빨리 발령했는지를 보여주는 '특보 선행시간'은 2019년 105분, 2020년 119분, 2021년 78분, 2022년 152분 등 증가세입니다.
예보 정확도와 별개로 예보 만족도는 내림세입니다.
예산정책처 2022년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기상청 단기예보 국민 만족도는 2021년 71.9점에서 2022년 66.8점으로 떨어졌습니다.
중기예보 만족도는 63.1점에서 60.5점으로 낮아졌고 기상특보 만족도와 시의성은 각각 70.8점과 77.8점에서 69.8점과 74.9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모든 영역에서 기상 관련 업무 종사자 만족도가 일반 국민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일기예보를 더 자주 접하고 더 꼼꼼히 보는 쪽이 덜 만족한 것입니다.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국지성 폭우 등 극단적 날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예보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국내외 기술개발 속도가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한계가 있다"라면서 "기상정보는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소통의 한계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예산정책처도 "기상서비스 만족도는 매해 다른 기상 상황, 특히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기상현상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 만족도가 예보정확도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라면서 "예보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기상청 기상서비스가 미흡하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강한 기상예보의 과학적 한계에 대한 소통 노력 등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만족도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라면서 관련 노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조제행 기자 jdon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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