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시위에 막힌 佛 국빈 방문 9월 재추진하나

김태훈 2023. 8. 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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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프랑스 전역을 뒤덮은 시위 사태로 연기된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이 오는 9월을 목표로 재추진 중이란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별세 직후 즉위한 찰스 3세는 자신의 첫 국빈 방문 대상국으로 프랑스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찰스 3세가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29일부터 31일까지 독일을 차례로 국빈 방문하는 일정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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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첫 국빈 방문 대상국 프랑스 선택
‘정년 연장’ 마크롱 연금개혁안 발표에
극렬 반대 시위 격화… 결국 방문 연기

지난 3월 프랑스 전역을 뒤덮은 시위 사태로 연기된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이 오는 9월을 목표로 재추진 중이란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20일 프랑스 남서부 도시 보르도를 기반으로 한 지역 일간지 ‘수드웨스트’(Sud Ouest)에 따르면 찰스 3세 경호팀 요원 일부가 지난 7월 보르도에 다녀갔다. 이들의 목적은 찰스 3세 방문을 앞두고 사전답사를 통해 국왕의 동선을 점검하려는 것이었다고 수드웨스트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찰스 3세의 국빈 방문은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2박 3일이라고 구체적 일정까지 보도했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과 커밀라 왕비.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 기사를 놓고 AFP 통신은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 내용이 맞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엘리제궁은 오보인지 아닌지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별세 직후 즉위한 찰스 3세는 자신의 첫 국빈 방문 대상국으로 프랑스를 지목했다. 엘리자베스 2세가 생전에 프랑스를 극진히 사랑한 점, 영국과 프랑스가 오랫동안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점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영국 왕실인 버킹엄궁은 찰스 3세가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29일부터 31일까지 독일을 차례로 국빈 방문하는 일정을 짰다. 독일을 프랑스 다음으로 한 것은 현재 두 나라가 나란히 유럽연합(EU)을 이끌고 있는 점, 제1·2차 세계대전에서 모두 적으로 싸운 영국·독일 간 화해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다.

그런데 3월에 접어들어 뜻밖의 변수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기금의 조기 고갈을 예방하고자 ‘더 오래 일하고 더 늦게 받는’ 내용의 연금개혁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늘려 은퇴 연령을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3년 초 국민들을 상대로 연금개혁안을 설명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프랑스의 야당과 노조, 일반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총파업이 일어나 파리의 주요 관광지는 운영을 멈추고, 거리에선 건물이나 차량을 불태우는 소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3월 말로 예정된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을 물리력으로 저지할 것이란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버킹엄궁에 “찰스 3세의 프랑스 방문을 연기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찰스 3세가 이를 수용했으나 마크롱 대통령의 체면은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결국 찰스 3세는 프랑스를 건너뛰고 3월 29일 곧장 독일로 가서 2박 3일 동안 머물며 국빈으로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만약 9월 중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이 성사된다면 그가 보르도를 찾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찰스 3세는 젊은 왕세자 시절은 1977년을 마지막으로 보르도에 간 적이 없다. 환경주의자인 찰스 3세는 오래 전부터 보르도의 친환경 포도 재배에 커다란 관심을 가져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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