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절’은 늘 옳다는데…삼성전자의 ASML 지분 매각은? [MK위클리반도체]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의 반도체 공급망이 약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ASML이 승승장구하는 데 일등공신은 ‘인류가 만든 기계 중 가장 정교한 설비’라 불리는 극자외선(EUV) 장비입니다.
이 장비는 반도체 원판에 극자외선 빛을 쬐 아주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역할을 하죠. ASML이 독점 생산하는 이 장비가 없으면 반도체 기업들은 7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이하의 미세 공정을 시작할 수조차 없습니다.
한 대당 2000억 원이 넘는데도 이를 사고 싶어 하는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몇 년씩 대기하는 상황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여러 차례 네덜란드 ASML을 찾아가 장비 확보에 공을 들일 정도죠.
삼성이 그동안 공정에 문제 없이 ASML 장비를 공급받아온 것은 이 회장의 노력도 있었지만 ASML의 주요 주주이기도 했다는 점도 도움이 됐습니다.
이 같은 중요성에도 삼성전자는 전격적으로 ASML의 지분을 전격 처분했습니다, 그럼에도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ASML 지분율이 1분기 기준 1.6%에서 2분기 기준 0.7%로 감소했습니다. ASML 최근 주가로 계산하면 이 지분 매각으로 삼성전자는 약 3조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12년 사들였던 지분 전체 가격의 10배 가까운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ASML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기 위해 2012년에 이 회사 지분 3.0%(1259만 5575주)를 363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 3분기에도 ASML 주식의 절반가량인 1.4%를 처분해 현금 7500억원 챙긴 바 있습니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제재에 동참하기 위해 ASML이 중국 납품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칩니다. EUV 장비계의 잠재적 ‘큰손’ 라이벌이 제거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향후 차세대 공급망에서도 숨 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시각이죠.
삼성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반도체 시설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반기 경기 평택의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와 충남 천안의 패키징 라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투자가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불황에도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8조9400억원 적자를 냈음에도 역대 최대 수준인 총 25조3000억원 시설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반도체 업황 반등을 앞두고 선제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등 기술 격차를 더 벌려 간다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칩 분야 스타트업인 그로크가 차세대 AI 칩을 테일러 공장의 4㎚ 공정 수주에 성공하는 등 고객 확보에 순항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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