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웠더니 오히려 10승이 찾아왔다···승률 1위가 된 ‘선발 임찬규’
임찬규(31·LG)는 올시즌을 시작하며 “새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색깔로 새로운 그림을 채워보겠다”고 말했다. 이전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보직과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투수로 완전히 다시 출발해보겠다는 의지였다.
2011년 LG에 입단해 중간계투로 수업하다 2014년부터 선발로 뛴 임찬규는 1990년대생 중 유일했던 LG의 에이스 기대주였다. LG가 암흑기를 벗어나고 봉중근이 은퇴하고 우규민이 떠난 뒤 LG 프랜차이즈 스타 중 선발로 거의 유일하게 기대받은 젊은 투수였던 임찬규는 2018년 11승, 처음으로 두자릿승수를 거뒀고 2020년 다시 10승 투수가 됐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했다. 짝수해에만 잘 하는 징크스를 깨보겠다고 했던 지난해에는 극도로 부진하고 말았다.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부진했던 성적에 권리 행사를 미룬 임찬규는 올해 선발 보직을 내놓고 10년 만에 중간계투로 돌아갔다.
“최고의 롱릴리프가 돼보겠다”며 시즌을 출발한 임찬규는 다섯 달이 지난 지금 리그에서 손꼽히는 성적을 선발로서 거두고 있다. 지난 19일 SSG전 승리로 시즌 10승(2패)째를 수확하며 2020년 이후 3년 만에 10승을 거뒀다.
2020년의 10승 중에는 구원승이 1개 포함돼 있다. 풀타임 선발로 뛰었던 그해 7월에 선발로 나간 차우찬이 어깨 통증으로 한 타자만 상대하고 교체되자 임찬규가 등판해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지고 구원승을 거뒀다.
올해 중간계투로 출발한 임찬규는 계투로서는 1홀드만 기록 중이다. 개막 이후 4경기에 중간계투로 나간 뒤 국내 선발진이 와르르 무너지자 바로 선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후 18경기에 선발로만 나가 10승을 거뒀다. 불펜으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선발로만 10승을 벌써 꽉 채웠다.
임찬규는 10승 문턱을 두 번 넘기는 했어도 확실한 10승 투수는 아니었다. 평균자책도 늘 4~5점대를 오갔고 규정이닝을 채운 것도 2018년과 2020년 두 번뿐이었다. 보증된 투수가 아닌 임찬규에게 국내 선발의 희망을 몇 년 동안 걸었다는 것이 LG 마운드의 대표적인 약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 이상 선발 욕심을 내지 않기로 마음을 비운 올해 임찬규는 팀의 그 약점 속에서 가장 빛나고 있다. 2020년(147.2이닝) 이후 가장 많은 104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3.55)은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내면서 리그 전체 승률 1위(0.833)를 달리고 있다. 앞서 두 번 모두 시즌 말미에 아슬아슬하게 10승을 채웠던 임찬규는 올해 국내 투수 중 고영표(KT), 이의리(KIA)에 이어 세번째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해 LG가 마운드 붕괴된 가운데서도 잘 버틴 힘으로 불펜의 박명근, 유영찬 등 새 얼굴들이 주로 꼽히지만 임찬규야말로 그 핵심 중 핵심이다. 선발 미련을 버리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불펜 변신하며 마음을 비웠더니 후배들이 비운 자리를 메울 기회가 와 오히려 선발로서 데뷔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가 우승을 향해 정주행 하는 시즌, 임찬규도 야구인생 역전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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