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빼돌리고 갑질한 회장님 풀어주면 서민경제 살아나나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성민 2023. 8. 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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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특사였던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특사가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기업인들을 대거 사면·복권했다고 밝혔다.

재계 총수, 창업주 등 특사 명단에 포함된 인물 면면을 보면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배임, 갑질 등으로 실형을 받았지만, 이번 사면을 통해 복권돼 경영 현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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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광복절 특사, 서민 경제 어려움 고려해 경제 살리기에 중점”
수백억원대 횡령, 배임, 갑질 등 재계 총수들 복권돼 경영 현장 복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특사였던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특사가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기업인들을 대거 사면·복권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특사 명단을 발표하며 “경기 침체의 지속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여 경제 살리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인 사면이 과연 ‘민생’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계 총수, 창업주 등 특사 명단에 포함된 인물 면면을 보면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배임, 갑질 등으로 실형을 받았지만, 이번 사면을 통해 복권돼 경영 현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 연합뉴스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8월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아 복역하던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는 이듬해 광복절 가석방됐다. 형기는 만료됐지만, 특별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됐던 이 창업주는 복권돼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130억원이 넘는 규모의 배임 혐의로 2018년 1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도 형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으로 선정됐다. 롯데그룹의 경영비리 사건으로 2019년 10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된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역시 형선고 실효 및 복권 조치됐다.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병·의원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2020년 9월 출소한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도 복권됐다.
‘황제 보석’ 논란을 일으켰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은 '황제 보석' 논란 속에 2018년 구속됐고, 징역 3년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400억원대의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그러나 이후 법원으로부터 보석 결정을 받아, 약 8년의 재판 기간 대부분을 풀려난 상태에서 보냈다. 그사이 음주 및 흡연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1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갑질한 혐의로 2019년 11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이장한 종근당 회장 역시 복권됐다. 이 회장의 폭언과 협박 사실은 한겨레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의 차량을 운전했던 기사들은 이 회장이 여러 폭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17일 논평을 통해 “수천억 횡령배임 재벌총수들 특별사면 강행, 공정과 상식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들은 재벌총수이기 이전에 대다수 국민들은 미처 생각할 수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황당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중대한 경제범죄자’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동참할 기회를 부여한다’는 명목으로 이들을 사면·복권했다. 명백한 사면권 남용이자 공정과 상식,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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