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고서] AI와 베개가 만났다…코골이 방지 베개 '모션필로우'
(지디넷코리아=신영빈 기자)대표적인 잠버릇인 코골이는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이 자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을 준다. 의식적으로 쉽게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와 치료법도 주목을 받는다.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 기류가 좁아진 기도를 지날 때 발생하는 소리다. 단순한 소음을 넘어서 수면호흡장애와 동반하거나 그 전조증상으로 나타나는 점이 문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매년 상승세다. 2017년 약 3만1천명에서 2021년에는 연간 10만명을 넘어섰다.
■ "본체에 전원·베개 연결하면 준비 끝"
헬스케어 디바이스 기업 텐마인즈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션필로우’는 코골이를 방지할 수 있는 베개다. 기자는 모션필로우를 약 3주 간 사용해보고 효과를 살펴봤다. 결과를 먼저 밝히면 모션필로우를 이용한 뒤 코골이 시간 중 약 30%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
모션필로우는 작동 방법은 간단하지만 사용 초기에 꾸준히 사용 경험을 누적해야 한다. 제품이 사용자의 코골이 시간을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션시스템에 베개와 전원을 연결하고, 잠자리에 들 때 작동 버튼만 누르면 세팅이 끝난다.
텐마인즈 모션필로우는 에어백 4개가 내장된 특수설계 베개와 에어백을 동작시키는 모션시스템으로 구성됐다. 모션시스템은 코골이를 분석해 베개 속 에어백을 동작시키는 인공지능을 탑재했다. 코골이 소리를 수신하는 음향 센서(마이크), 머리 위치를 감지하는 압력 센서, 수면 데이터 관리 앱을 포함한다.
사용자가 코를 골면 코골이 소리와 머리 위치를 파악해 해당 위치 에어백을 천천히 부풀린다. 여기에는 수면 압력 모니터링 시스템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머리를 회전시켜 기도 공간을 확보해 코골이 완화를 돕는다.
■ "알고리즘이 코골이 소리 듣고 분석"
모션필로우에 탑재된 AI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코골이를 학습한다. 코골이가 아닌 다른 소리에 쉽게 반응하지 않아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버튼을 누르고 잠들기 전에 뒤척일 때 에어백이 작동하는 경우도 1~2회 드물게 경험했다. 큰 불편함은 없었다.
수면 중 에어백이 작동해도 잠에서 깨지는 않았다. 에어백이 천천히 부풀기 때문에 잠을 방해하지 않았다. 부푸는 순간 미세한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모듈을 탑재해 에어백 소음을 최소화했다고 모션필로우 측은 설명했다.
■ "앱으로 코골이와 수면 통계 제공"
수집된 코골이 데이터는 수면 데이터 관리 전용 앱으로 전송된다. 녹음된 코골이 소리와 수면 습관, 상태를 통계로 제공한다. 사용자는 자는 중 코를 곤 시간 비중과 에어백이 작동한 상황을 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기자는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뒤 나흘 간 학습 기간이 소요됐다. 학습 기간 중에는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다. 에어백 작동이 시작한 이후 2~3일 간은 눈에 띄게 코를 고는 시간이 줄었다.
모션필로우 앱에 기록된 기자의 코골이 시간은 에어백을 작동하기 전 전체 수면시간 대비 12.7%에서, 작동 후 평균 8.8%로 줄었다. 7시간 수면을 기준으로 보면 코골이 약 16분을 줄인 셈이다. 솔루션을 적용한 직후 코골이 시간이 4%까지 줄어든 날도 있었다.
모션필로우가 지난해 3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코슬립수면 클리닉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 결과 단순히 모션필로우를 베고 잠을 자는 것만으로 93.7%의 사용자가 코골이 감소 효과를 경험했다.
이 실험에서 모션필로우 사용 전과 후의 코골이 비율을 비교했을 때에는 일반 베개를 사용했을 때 32.2%였던 코골이 비율은 17.9%로 줄어들어, 약 44.4% 하락하는 효과를 보였다.
■ "일시적 방지책인 점은 아쉬워"
수면 중 머리를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해준다는 솔루션은 수면 효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만 사용 중 일시적인 방지 효과라는 점은 아쉽다. 에어백 사용을 중단했을 때 수면 습관 자체를 바꿔주기는 어렵다.
또 서비스를 이어나가면서 앱 최적화 작업도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 사용자가 아침에 눈을 뜨고 기기를 대기 모드로 바꿔놓아도 앱에 바로 정보가 전송되지 않는다. 앱을 켜고 수면 정보를 받는 시간이 잠깐 필요하다.
코골이 녹음 기능도 제대로 경험해보기 어려웠다. 자는 중 코골이 소리를 듣고자 녹음 기능을 켜고 잠에 들었으나, 유의미한 코골이 소리를 확보하지 못했는지 녹음 파일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텐마인즈 관계자는 “코골이 녹음은 계속 하지만 모든 파일을 들을 수 있는 건 아니고, AI가 유의미하다고 판단한 코골이 소리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주로 특이한 소리를 위주로 재생한다”고 설명했다.
모션필로우 가격은 95만원이다. 베개 가격으로만 보면 상당한 편이다. 코골이로 인한 건강 우려가 크거나, 수면 질 분석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솔루션이다.
신영빈 기자(burger@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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