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증품도 부가세 대상”…아름다운가게 패소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에서 기증받아 판매하는 물품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오늘(20일) 아름다운가게가 전국의 84개 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아름다운가게의 기증품 판매 사업은 공익법인 고유의 목적을 위한 사업에 해당한다"면서도 "실비로 재화를 공급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결국 부가세 부과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부가세법은 공익 단체가 고유의 사업 목적을 위해 실비 또는 무상으로 공급하는 재화를 면세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이때 실비 개념에 대해 재판부는 "공급자가 실제로 들인 비용으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이윤을 남기지 않았다는 건 실비 공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필요조건일뿐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가게는 물품을 기증받을 당시 비용을 인식하는 회계처리를 하지 않아 이 비용이 기증 당시 시가 실제로 들인 비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기증품 취득에 들어간 직접적인 경비는 없더라도 기증 단계에서 발생하는 증여세액이 실비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아름다운가게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가게는 2008년 설립된 후 기부자에게 의류나 잡화 등을 기증받아 전국 113개 사업장에서 시장가격의 10~50% 수준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는 기증품 판매 사업과 관련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고·납부한 부가세를 돌려달라며 경정청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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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