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갑자기 오른 달러 환율, 이유는?[강인선의 자본추]
6월 이후 한국 수출 실적 다시 주춤한
美 연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져
“하반기 환율도 현재 수준이거나 소폭 높을듯”
이유는 네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달러를 견제할 주요 화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 입니다. 실제로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원화 약세보다는 달러 강세로 해석하는 편이 맞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선 중국 경기가 지난 2분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버블 붕괴가 우려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로존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유로존은 미국보다 금리 인상을 늦게 시작한 탓에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는데 그 여파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은) 고용 호조와 임금 상승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대출 및 설비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제조업 위주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수요도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엔화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일본 중앙은행(BOJ)은 국채 매수 개입을 덜 한다는 의미의 2차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조정을 단행하면서 긴축 선회로의 기대감을 올린 바 있는데요. 그럼에도 일본이 여전히 ‘양적완화’ 상태에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도 최근 한달새 하락하고 있습니다.
원화 가치를 지지하는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수출상태도 아직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은 6월에 조금 개선됐지만 7~8월에는 다시 그 전 수준(전년 대비 -15% 내외)으로 위축됐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미국의 대중국 견제 지속 여파로 수출 감소세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강화된 것도 한몫했습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 중소형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크레딧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연준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달러 수요가 올라가는 데 기름을 부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환율의 향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소폭 오를 것이란 전망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앞서 위안화, 유로화, 엔화 약세의 원인이 단기간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의 수출부진이 빠르게 개선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박 연구원은 “(한국 경기의)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되어야만 원화 절상도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달러 환율은 대략 1300~1350원 선이며 하방보다는 상방 리스크가 좀더 우세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과열 신호에도 불구하고 상승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상승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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